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지원한 것으로 판단돼 미 정부로부터 금융제재당한 북한 기업들이 한국에서는 남북교류협력 차원의 합영 또는 투자 대상으로 버젓이 홍보되고 있어 이들 북한 기업과 협력하는 한국 회사들이 미 당국의 제재를 받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한국 현대그룹의 현대경제연구원(HRI)은 자체 웹사이트(www.hri.co.kr) 통일정보뱅크의 ‘북한 투자 정보’ 페이지를 통해 북한 기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북한 투자 정보 페이지는 코트라(KOTRA)가 수집한 북한 ‘경제무역관련기관’, ‘무역상사’, ‘합영·합작회사’, ‘수출품제조공장’, ‘운송회사’ 등의 회사명, 업무내용, 주소, 전화, 팩스, 텔렉스 등 한국 회사가 북한 기업과 협력하는데 필요한 기본 정보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그러나 이 정보 페이지는 미국이 지난 10월21일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지원한 것으로 판단, 미국내외의 은행구좌들과 금융자산을 모두 동결시킨 ‘조선국제화공합영회사’, ‘조선연하기계합영회사’, ‘조선광성무역회사’, ‘조선룡봉총회사’, ‘조선부강무역회사’, ‘조선연광
무역회사’ 등을 한국 기업들의 ‘투자 대상’으로 추천해놓고 있다.
KOTRA는 최근 자체 홈페이지(www.kotra.co.kr)의 북한경제정보 페이지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겨있는 북한기업정보 사이트를 삭제했으나 ‘엠파스’, ‘네이버’, ‘야후’, ‘구글’ 등 한국내 인기 검색사이트에서 ‘북한기업정보’ 웹문서를 검색할 경우 “코트라 홈페이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코트라가 삭제한 문제의 북한기업정보 웹페이지와 접속토록 하고 있다.
특히 코트라의 북한기업정보 페이지에는 현대경제연구원 페이지에 없는 ‘북한금융기관’들에 대한 정보도 게재돼 있는데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난 6월28일 서명한 대통령 시행령 13382에 따라 6월29일 새벽 0시1분을 기해 미국내외 모든 관련 자산이 동결되고 추가 자산 추적을 받고 있는 ‘조선창광신용은행’에 대한 정보가 소개되고 있다.
이외에 대북인터넷사업, 평양카페 프랜차이즈, 북한 종합 유통사업을 하기 위해 2000년 4월28일 서울에서 설립된 ‘(주)조선인터넷’ 회사의 홈페이지(www.dprk.com) 역시 ‘조선창광신용은행’을 “1983년 2월 설립된 국제금융업무 담당 은행”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조선부강무역회사’를 “크롬철, 규소철, 철재류, 광천수 등을 수출하는 중계무역회사”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북한 기업이 이미 미국 정부의 경제제재 조치를 받아 이들과 거래하는 회사들은 같은 경제제재 조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중요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