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권시장이 있는 월가의 상징인 황소 조각품에서 활황을 기대하는 한 시민이 환하게 웃고 있다.
새해 들어 부동산 붐이 꺼지지는 않더라도 약화되고 있다. 그러나 설령 그렇더라도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경제는 양호한 속도로 성장할 것이다. 이것이 경제에 관한 월가 전문가들의 전통적인 지혜에서 나오는 전망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모기지 신청이 주춤하면 주택 매매가 줄어든다. 주택구입능력은 일부 지역에서 수년 전보다 현저하게 떨어졌다. 일부 지역에서 집값이 급락할 것이란 전망이 있고 소강상태를 보일 것이란 예상도 있다. 하지만 올해도 부동산 시장이 새로운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는 사람은 없다.
“달러화 내리막길”… 지난해 유로화에 14%, 엔화에 15% 가치상승
“부동산 시장 냉각”… 관련 업계 필라델피아 주식 지수 11% 증가
“무리한 합병 HP 고전”… CEO퇴출 혼란 불구 주가 37%나 급등
“버블붕괴 파급효과 미미”… 건설 위축·소비 감소로 충격 클 수도
종종전통적인 지혜는 옳은 것으로 입증된다. 하지만 최근 월가의 경제 전만에는 맹점이 드러나고 있다. 1년 전 시장에 대한 논평에서의 공통적인 부분은 달러화 가치의 하락이었으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장담이었다. 미국의 무역적자폭은 더욱 확대될 것이고 달러화는 계속 내리막을 걸을 것이란 전망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중국은 미국의 압력에 말을 듣는 시늉만 했다. 위엔화 가치를 약간 상향 조정함으로써 생색은 냈지만 미국의 대 중국 무역적자폭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달러화 가치는 지난해 유로에 비해 14%, 일본 엔화에 비해 15%나 상승했다. 전문가들을 머쓱하게 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단기금리를 꾸준히 인상함에 따라 장기금리도 덩달아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상황은 그렇게 전개되지 않았다. 지난해 연방재무부 10년 만기 채권의 수익률은 올라 4.39%를 기록했지만 2028년 만기가 도래하는 장기채권의 경우 오히려 수익률이 떨어지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낮은 기현상을 불황의 징후로 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만일 새해 경제 전망에 대한 월가 전문가들의 시각이 잘못된다면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부동산 경기가 약화되기는커녕 계속 강세를 보이는 것이다. 신규주택 매매는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순간 통계에 잡힌다. 그러나 기존주택 매매는 한 두 달 지연된다.
계약이 완전 종료되어야만 통계에 잡히기 때문이다. 만일 새해에 모기지 금리가 다시 내려가면 주택매매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 경기 약화를 점친 전문가들이 뺨을 맞는 격이다.
주식시장은 수개월 전 부동산 시장의 냉각을 예상했었다. 부동산 부문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는 필라델피아 주식 지수는 2005년 7월 말 고점을 찍었고 10월 말께 21%나 떨어졌다. 예상이 맞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 이들 주식은 11%나 급등했다. 정말 알 수 없는 일이다.
일반적인 전망이 또 오류로 판명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부동산 경기 하락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제학자들은 새해 경제성장률이 3.3% 정도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초 예상치 3.7%보다 낮추어 잡았다. 부동산 경기가 약화되면 그 파급효과로 인해 건설경기가 위축되고 주택소유주들이 소비를 줄일 것이기 때문이란다.
부동산 발 불황까지도 예상하는 학자도 있다.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더라도 경제 전반에 미치게 될 그 파급효과가 예상보다 적을 수 있고, 미국경제의 견실한 구조가 부동산 경기 하락의 후유증을 흡수할 정도로 튼튼하다는 월가의 여유 있는 예상이 근거를 잃게 될 수도 있다. 아무튼 상황은 연말이 돼봐야 결론이 나겠지만, 부동산 경기의 변화가 경제에 미미한 영향밖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낙관적인 시각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내부 모습. 월가 전문가들은 저마다 새해 경기전망을 내놓는다. 그러나 가까운 과거를 돌아보면 상당수 월가 전문가들이 연초에 제시한 예상이 빗나갈 때가 종종 있다.
이번엔 주식시장을 보자. 전문가들은 컴팩 컴퓨터와의 합병이 휼렛 패커드의 ‘악수’라고 평가했다. 겉으로는 그런 것처럼 여겨졌다. 휼렛 패커드의 촉망받던 여성 CEO 칼리튼 피오리나가 지난해 2월 쫓겨났다. 잘못된 합병의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앞 다퉈 풀이하고 휼렛 패커드의 사정이 악화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결과는 딴 판이었다. 지난해 휼렛 패커드의 주가는 37%나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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