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사회가 하인스 워드로 화제다. 수퍼보울에 오른 것만해도 경사인데 MVP까지 선정됐으니 그럴만도 하다. 한국 본토에 까지 풋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고 한다. 미식축구란 무엇인가, 하인스 워드란 어떤 인물인가, 어떤 활약을 펼쳤길래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됐을까? 연봉은 얼마이고, 리시버란 어떤 역인가? 온통 하인스 워드 신드롬이다.
그러나 정작 MVP에 선정된 하인스 워드는 지금 목소리를 낮추고 있다. 모든 공로를 동료들에게 돌리고 있다. 자신은 그저 제 위치에서 할일을 했을뿐 MVP는 동료들 몫이라고 겸손해했다. 정작 들뜨고 있는 것은 팬들 뿐이다. 그러나 워드의 대단한 점은 워드가 MVP를 탄 것보다는 워드가 속한 피츠버그가 이겼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미식축구(풋볼)만큼 MVP(최우수 선수) 선정이 애매한 스포츠도 없다. 야구나 농구와는 달리 개인의 기록(활약상)을 측정하기가 매우 애매하다. 야구에서는 배리 본즈 한명이 홈런 몇방으로 승부가 판가름 낼 수 있다. 농구도 코비 브라이언트가 혼자 80점을 넣으면 승부는 끝장이다. 그러나 풋볼은 그렇게 고안된 스포츠가 아니다. 혼자서는 아무리 날고기어도 소용이 없다. 미식축구는 알려졌다시피 미국의 개척정신을 상징하고 있는 스포츠다. 라인맨들의 희생적인 방어로 런닝백이나 다른 공격수들이 길을 뚫고 전진할 수있도록 된 스포츠다. 제 아무리 훌륭한 쿼터백, 런닝백이라 하더라도 혼자서는 공격할 수 없다. 공격라인이 제대로 보호 해주지 못하면 전진은 커녕 도망다니다 볼일 다 본다.
격려차원에서 풋볼의 MVP 제도는 지속되겠지만 사실 풋볼에서 MVP는 별 의미가 없다. 라인맨들은 아무리 훌륭히 임무를 완수해도 MVP는 고사하고 생색 한번 낼 수 없다.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할뿐, 실수로 질타받지 않는 것만도 감지덕지다. 반면 쿼터백은 작전 지휘관으로서 가장 화려하게 스포트라잇을 받는다. 물론 풋볼은 쿼터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스포츠다. 사령관(쿼터백)이 훌륭히 임무를 완수해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경기이다. 그러기에 MVP는 흔히 쿼터백이 받기로 되어 있고, 열에 서넛정도가 리시버, 런닝백, 라인베커들이 나누어 갖는다.
이번 수퍼보울 40회에서 피츠버그가 이긴 것은 하인스 워드 때문보다는 피츠버그의 조직력, 결정력에서 판가름났다. 쿼터백 벤 로스리스버그가 부진했지만 카워 감독은 하프타임 인터뷰에서 공격전술을 바꾸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쿼터백 한 명 빛내자고 공중공격 작전으로 바꾸지 않겠다는 각오였다. 플레이오프에서 과감한 패싱작전으로 빛을 발했던 로스리스버그는 감독의 런닝 공격 고수로 리듬을 잃고 인터셉을 2번이나 던지며 고전했다. 그러나 자신 보다는 팀 승리가 중요했다. 부진 속에서도 위기때마다 빅 플레이를 펼치며 고군분투했다. 풋볼은 누구 한 사람 띄우자고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지면 감독이하 총체적인 책임이자, 이기면 모두의 영광이다. MVP는 왕중왕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너무 들뜨는 것을 자제해야한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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