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미국 전지훈련에서 뜬 선수는 ‘밀레니엄 특급’ 이천수(14번)다. <서준영 기자>
미 전지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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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랭킹 6위의 강호 멕시코를 꺾고 미국 원정여행동안 가진 4차례 공식·비공식 평가전을 3승1패의 호성적으로 마무리한 한국 축구대표팀 아드보카트호가 17일 오후 LA공항을 출발, 런던을 경유해 41일 마라톤 전지훈련의 최종 기착지인 시리아로 향한다. 아직 항해가 다 끝난 것이 아니지만 일단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홍콩, 미국으로 이어지는 기착지동안 비공식 미국전을 포함해 총 9차례 평가전 스케줄은 5승1무3패로 마쳤다. 오는 22일 벌어지는 시리아 원정경기는 평가전이 아니라 2007 아시안컵 예선이라는 공식대회 경기, 물론 시리아전에서도 선수들에 대한 평가작업이 계속 될 것은 물론이다.
거함 멕시코를 제압하고 미국원정 스케줄을 멋지게 마무리지은 태극전사들은 16일 특별한 스케줄 없이 숙소인 마리나 델레이 릿츠칼튼호텔에 머물면서 개인적으로 회복훈련을 하거나 산책 및 쇼핑, 휴식 등으로 지친 몸을 재충전시키는 시간을 보냈다. 비록 전지훈련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기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것은 당연. 특히 시리아는 FIFA랭킹 95위라는 것 때문에 한 수 아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바로 지난 13일 월드컵 예선에서 한국을 2번이나 꺾었던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원정 평가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 만만치 않은 팀임을 입증했다. 사실 원정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승리를 낙관할 수 없는 테스트다.
15일 멕시코전에서 보여준 아드보카트호의 모습은 전 선수가 쉬지 않고 뛰는 토탈사커로 중원에서 상대를 타이트하게 압박해 흐름을 장악하고 경기를 압도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비록 승부를 가른 골은 상대 골키퍼의 어이없는 실수로 인해 주어온 행운의 것이었지만 슈팅수 18대9가 말해주듯 전체적으로 경기를 주도했기에 승리는 행운이 아니었다. 경기전날 이운재가 밝힌 것처럼 한국은 5만여 멕시코팬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에도 전혀 위축되지 않고 그라운드를 지배하는 플레이를 했고 이는 멋진 승리로 이어졌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단연 주가가 올라간 선수로는 ‘밀레니엄 특급’ 이천수를 꼽지 않을 수 없다.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공개다짐처럼 죽기살기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경기마다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사실상 오른쪽 윙포워드 자리를 굳혔다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 마지막 크로스와 슈팅의 정확성을 보강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1대1로 맞선 수비를 제칠 수 있는 과감성과 개인기가 받쳐 준다면 독일에서 한국 공격의 주축으로 나서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한때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박주영은 미국원정에서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가운데 그의 천부적인 골 감각을 살리기 위해서는 왼쪽 윙포워드보다 센터 포워드로 기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왼쪽에서는 정경호가 빼어난 스피드와 과감한 돌파력을 보이며 주전감으로 올라섰고 이동국은 여전히 특급킬러로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가장 우려의 대상이었던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에 김동진, 오른쪽에 조원희가 굳어진 가운데 중앙수비수 두 자리를 놓고 김진규와 최진철, 김영철, 유경렬 등이 각축전을 펼치고 있으나 김진규와 최진철 조합이 한 발 앞서가는 느낌이다. 포백시스템은 아직 안정을 찾았다고 하긴 어렵지만 멕시코전에서 나타난 것처럼 미드필더부터 철저한 압박으로 상대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제한시킨다면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미드필드진에서는 김남일이 2002년의 위용을 되찾은 가운데 신예 이호가 급부상했고 김두현과 백지훈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한치 양보 없는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아드보카트호는 시리아전을 마치고 귀국한 지 1주일 뒤인 다음달 1일 서울에서 월드컵 본선팀인 앙골라와 평가전을 갖는다. 이 경기는 FIFA의 공식 A매치데이에 열려 이영표(토튼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해외파들도 총 출동한다. 마라톤 원정여행은 종착역을 향해 치닫고 있지만 태극전사들의 피말리는 생존경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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