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건주 “연료절약형 자동차 증가따른 개솔린 세금 감소 대비”
오리건주 코발리스에 있는 오리건 주립대학 캠퍼스, 두명의 교수가 포드 익스플로어러를 타고 캠퍼스 주위를 돌고 있다. 대시보드 위에 놓인 검은 상자는 자동차가 달린 거리를 보여주고 있다. 그 차를 타고 캠퍼스 언저리의 오래된 개스 펌프가 있어 마치 주유소 같아 보이는 실험실로 가면 거기 있는 컴퓨터가 그 검은 상자를 해독해서 교수들이 오리건 주내에서 몇마일, 타주에서 몇마일, 러시아워에는 몇마일 달렸는지를 분류해 낸다.
주 내에서의 마일리지와
러시아워때 운전기록 등
판별해 세금부과 하도록
차에 GPS장착 실험중
자동차를 움직이느라 사용한 개솔린의 양이 아니라 달린 거리를 가지고 세금을 매기기 위해 오리건주가 위촉한 이 연구는 개솔린 세금을 올리지 않으면서 도로 유지및 건설에 필요한 예산을 늘리려는 전국의 주 정부들이 실험중인 몇가지 방법중 하나다. 현재 많은 주들이 일차적으로는 인플레이션 때문에 교통예산 고갈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오리건은 언젠가 갤런당 24센트인 개솔린 세금을 마일당 주행세로 대체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연료절약형 자동차 사용을 권장해온 주들은 특히 앞으로는 개솔린 세금이 덜 걷힐테니 예산 사정이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오리건은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오염을 줄이기 위한 일련의 인센티브인 ‘클린 카 프로그램’을 채택한 10개주중 하나로 친환경정책으로 인한 재정 위기에 대비할 방법을 가장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국립학술원의 교통연구위원회에 따르면 연방 및 주의 석유 소비 감축과 이산화탄소 방출 감소를 위한 연료효율정책으로 인해 늦어도 2025년에는 마일당 개솔린 비용이 15~2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료절약형 자동차 판매 속도에 따라 그 시기가 2015년께로 앞당겨진다는 예측도 있을 정도다.
개솔린 소비가 줄어들면 개솔린 세금으로 대부분의 도로및 고속도로 유지및 건설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는 많은 주들, 특히 동부와 서부 해안 주들은 세수에 큰 타격을 받을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오리건의 예를 들자면 주 고속도로 예산의 80%가 주 개솔린 세금에서 나온다.
해안가에 위치한 주들은 개솔린 소비 감소에 가장 적극적이라 하이브리드등 연료절약형 자동차를 가장 많이 사는 소비자들도 이들 주에 가장 많다. 세수 감소에 대한 이같은 우려를 인식, 부시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에 개솔린 세금을 대체할 방안 마련에 1억달러를 배정하고 있는데 오리건주는 그 예산을 끌어다 이 실험을 확충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번 달부터는 이제까지 대학에서 실험해 온 프로그램에 대한 실제 시험이 시작된다. 앞으로 1년 정도 280명의 유료 자원자들이 자기 차에 GPS를 장착하고 포틀랜드 시내 2개의 지정된 주유소로 개솔린을 넣으러 오면 거기 설치된 컴퓨터가 그 기록을 추적하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면밀히 주시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그 시스템이 운전자의 위치 추적에도 사용될 수 있으므로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 또한 낳고 있다. 주유소에서 수집한 GPS 기록이 테러 용의자가 관련된 형사 케이스나 이혼 같은 민사 케이스등에 여러가지 이유로 소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상 최초로 모든 운전자의 일일 행적이 그대로 기록되니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고 민권자유옹호 단체인 전자프라이버시정보센터의 데이빗 소벨 법률자문은 말하고 있다.
오리건주의 이번 실험을 옹호하는 사람들도 프라이버시 문제는 언급되어야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개솔린 세금을 주행거리 세금으로 대치할지 여부가 주의회에서 결정될 때 다루어질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에서는 주유소에서 수집된 데이타를 최근 급유 영수증만 제외하고 정기적으로 삭제할 예정이라고 오리건주 교통부의 혁신제휴및 대체자금조달국장 제임스 위티는 밝혔다. “운전자가 급유를 하고 주내에서 운전했는지 주밖으로 나갔는지, 그 시간이 러시아워였는지 아닌지 정도의 정보는 여기서도 얻을 수 있지만 셀폰이나 크레딧 카드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와 비교할 때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오리건 시스템에서 주행 마일당 세율은 주의회가 결정하겠지만 파일럿 프로그램에서는 마일당 1.2센트정도로 잡으며, 러시아워 주행에 대해서는 세금이 더 추가되지만 타주나 GPS 시그널이 잡히지 않는 곳에서 달린 거리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총액이 대충 현재의 주 개솔린세와 비슷하다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주의회가 기존의 개솔린 세금을 대체할 방법의 연구를 의무화시킨 2001년 이후 연방및 주 자금 290만달러를 들여 대학 교수들과 함께 연구에 착수했던 위티국장은 이 프로그램은 기술적, 행정적으로 큰 돈 들이지 않고 집행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아이디어라고 자부하고 있다. 위티 국장은 개솔린이 아니라 주행 거리에 대해 세금을 매기게 되면 연료절약형 자동차를 구입을 억제하게 될 가능성은 속단하기에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
<김은희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