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일자리를 빼앗아간다, 그들이 하는 일은 미국인들이 꺼리는 저임금에 힘든 일들이다, 그들이 없어진다면 미국인들이 정당한 임금을 받고 일할 것이다, 그들의 고용주들을 처벌해야 그들도 없어진다, 너의 집 청소부부터 해고하라, 소비물가가 올라갈 것이다.’
불법체류자. 장장 2,000마일에 걸쳐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가 지긋지긋해 미국이 다른 대륙으로 이사가지 않는 한, 또는 미국이 제3국가로 전락하고 멕시코가 선진국이 되지 않는 한 결코 해결되지 않을 문제로, 흔 히 샐러드 보울 또는 용광로로 비유되는 미국이 말 그대로 용광로가 되어 설설 끓고 있다.
얼마 전 오렌지카운티, 코스타메사 시의 불법체류자에 대한 이민법 집행추진 결정이 미 전국의 뉴스 초점이 되더니 지난주에는 LA의 50만명을 비롯, 전국에서 하원 이민법안에 대한 반대시위가 벌어졌다.
그 규모에 참가자들조차 놀랐던 이 시위를 보며 정치인들은 어떻게 해야 이 뜨거운 감자에 입술을 데지 않고 정치생명을 연장할 수 있을 지 고민중일 것이다.
미국인들의 이민자에 대한 반감과 정치인에 대한 절망은 깊어 가는 반면 설령 하원법안이 입법화 된다해도 1,100~1,200명으로 추산되는 불법체류자들이 모두 이 땅을 떠나지는 않을 것이며 미국에서 태어난 그들의 자녀는 미래의 유권자들이기 때문이다.
주류 미디어들도 대부분 시위대에 동정적 보도를 했고 합법이민자들도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쪽에 섰다.
그러나 다수의 미국인들에게 그 시위는 충격을 넘어 경악이었던 것 같다. 시위 다음날 LA타임스와 OC 레지스터지에 투고한 미국인들은 격한 감정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학교 결석으로 너와 네 자손들은 농장, 세차장, 잔디깎기 일을 대대손손 할 것이다.
-50만명의 히스패닉들이 그들의 절반은 중범으로 만들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민국은 왜 이 불법체류자들을 체포하지 않았나?
-시위대들은 이 나라에 무법이 판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주어질 수 없는 권리를 요구함으로써 이 땅의 법을 무시하고 오만함을 나타냈다.
-학생들이 멕시코 국기를 흔들며 프리웨이를 걸어가는 위법 행위를 경찰은 왜 보고만 있나? 멕시코인들은 총성 없이 캘리포니아를 점령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불법체류자들이 경제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생각하는 보수 미국인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것은 시위대 속에 펄럭였던 외국 국기, ‘Viva Mexico’라는 외침이었다.
물론 캘리포니아는 원래 멕시코 땅이었다. 표현의 자유가 있는 이 곳에서 시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싶다면 이 땅에 대한 예의, 이 곳 주민들의 정서는 고려했어야 할 것이다.
어쨌든 이 시위가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 그것은 공부하기 싫어 학교를 빠져 나왔든, 내용도 모른 채 축제 분위기에 휩쓸렸든 간에, 자신들의 숫자와 응집력을 확인한 멕시코 이민자들의 미국을 상대로 한 파워게임이 이제 막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김현숙 OC 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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