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 0 - 2분패한국, 16강행 좌절
올림픽가 수천명 거리응원
하늘을 쳐다봤다. 하지만 이내 입술을 깨물고 박수를 보냈다. 아쉽다. 하지만 잘 싸웠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3일 주심의 석연치 않은 판정속에 스위스에 0대2로 패함으로써 2006년 독일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태극호는 이날 정오(LA시간) 하노버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전반 23분 필리페 센데로스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하고 후반 32분 알렉산더 프라이에게 석연치 않은 추가골을 내줘 분패했다. 성적은 1승1무1패. 같은 시간 쾰른에서 열린 프랑스-토고전에서는 ‘늙은’ 프랑스가 이날 토고를 2대0을 꺾고 16강에 올랐다.
23일 오후 독일 하노버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스위스와 G조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이 스위스에 패하며 16강 진출이 좌절되자 이천수가 그라운드에 주저 앉아 울고 있다. <본사 전송>
주심을 맡은 아르헨티나의 오라시오 엘리손도 심판은 후반 프라이의 추가골 상황에서 부심이 분명히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었음에도 그대로 골을 인정했다. 꺼림찍한 판정이 승부에 끼어들면서 태극호의 꿈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아쉬움이 남지만 후회는 없다. 토고를 상대로 한국 월드컵 역사상 원정 첫 승의 쾌거를 이뤘고 프랑스와 극적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스위스에 패했지만 휘슬이 울리는 그 순간까지 모든 선수가 뛰고 또 뛰었던 투혼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12번째 태극전사 ‘붉은 악마 응원단’도 또 한번 LA를 붉게 물들였다. 올림픽가(놀만디∼킹슬리 구간)와 타운 곳곳에 모인 붉은 물결은 거대한 함성을 만들었다. “우리 조국 한국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주겠다”던 이들의 응원은 타운 곳곳에 널리 울려 퍼졌다.
4년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응원전은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선취점을 내주면 “괜찮다”고 서로를 북돋우고 골을 넣으면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16강 진출 좌절이 확정된 순간에도 오히려 박수로 서로를 그리고 선수들을 위로했다. 속상한 표정에도 쓰레기를 치우며 ‘붉은 악마의 정신’을 잊지 않았다.
11일간의 달콤한 꿈은 이제 끝이 났다. 올림픽가(놀만디∼킹슬리 구간)에 모였던 응원단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집으로 그리고 직장으로 향했다. 이제 또 다른 시작이다.
<박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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