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퍼 메릴랜드주 감사원장의 망언에 대한 한인사회의 대응이 공개사과 요구에서 주류사회의 여론 환기와 정치력 신장이란 간접 방식으로 선회했다.
쉐퍼 망언 대책위원회(위원장 신근교)는 22일 제2차 대책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으나 마땅한 방법론을 찾지 못한데다 주류사회 여론의 역풍을 우려, 유화론으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지난 5일 공개석상에서 ‘코리아가 미국에 미사일을 쐈다’ ‘왜 미국인들의 돈으로 한인등에 영어교육을 시키느냐’는 취지의 발언으로 촉발된 쉐퍼 사태는 수면 아래로 잠복할 전망이다.
이날 메릴랜드 위튼의 찰스 길크리스트 문화회관에서 열린 회의에는 신 위원장과 이영기 수도권 메릴랜드한인회장, 우덕호 부회장, 한기덕 메릴랜드한인회장, 권오윤 워싱턴한인연합회 수석부회장, 메릴랜드시민협회의 이종하 회장, 박충기 이사장, 박호순 부회장, 배금희 사무총장, 이현자, 유경자 이사등 협회 임원 등이 참석했다.
18일 한인단체장들의 항의방문에 이은 윌리엄 도날드 쉐퍼의 공개 사과 거부 후 처음 가진 이날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한인사회 힘의 한계를 절감하며 이번 사태를 정치력 신장의 계기로 삼자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박충기 시민협회 이사장은 “보수적 백인들이 대다수인 웨스트 메릴랜드 지역에서는 자칫 인종차별 같은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이 경우 한인들이 메릴랜드에서 비즈니스를 하며 발을 붙이고 살기 힘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이사장은“이 싸움에서 우리가 이기려면 주류사회의 인식을 바꿔나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며 우회론을 폈다.
박 이사장은 주류 신문에 한인들에 대한 인식 전환을 담은 글을 기고하는 한편 투표 참여율을 높여 다른 정치인들에 한인들의 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는 두가지 방법론을 들었다.
한기덕 메릴랜드 한인회장도 워낙 지지세력이 두터운 쉐퍼에 대한 직접적인 강공책의 위험성을 들며 우회론을 폈다.
한 회장은 “이번 사태 이후 민주당과 깨어있는 인사들은 우리를 이해하는 쪽이나 백인이나 일반인들은 쉐퍼를 두둔하고 있다“며 여론의 흐름을 분석한 후 “쉐퍼의 기반이 워낙 탄탄해 자칫 한인들이 낙선운동을 벌이거나 하면 주류사회의 역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이어 “쉐퍼를 만나보니 망언이 아니라 선거에서 백인들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의도적인 발언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한인들이 미국에 기여하는 점을 홍보하고 시민권 취득과 투표 참여를 통해 힘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기 수도권메릴랜드 한인회장도 “정치 참여율을 높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며 “이번 사태가 한인들의 정치력을 신장하는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근교 위원장, 권오윤 한인연합회 수석부회장, 이종하 시민협회장등 다른 참석자들도 근래 소수계와 이민자에 대한 미 주류사회의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는 걸 우려하며 선거참여를 통한 힘 육성론을 전개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한기덕 메릴랜드 한인회장이 쉐퍼 면담시 한인사회가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데 대해 일부 참가자의 책임론을 제기, 파문이 예상된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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