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가 PGA 챔피언십 트로피를 들고 장난스럽게 혓바닥을 내밀고 있다.
‘HISTORY’
이제 상대는 ‘히스토리’뿐이다.
천하무적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0)가 생애 12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쥔 뒤 화제는 그가 잭 니클라우스가 보유하고 있는 통산 메이저 18승의 대기록을 언제 깨트릴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화제가 ‘언제(When)’로 바뀌었다는 점.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어느 누구도 추월은커녕 근접하기도 어려운 불멸의 기록으로 평가됐던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18승이 이제는 추월은 기정사실인 채 언제냐는 시점만 남았다는 이야기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은 이제 겨우 30세가 된 우즈가 니클라우스의 18승 기록을 매치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이를 훨씬 추월, 그야말로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엄청난 대 기록을 작성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리고 현재 우즈의 기세를 보면 이 예상은 틀릴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메이저 12승을 따낸 제88회 PGA 챔피언십 마지막날을 보면 우승 경쟁에서 상대로 압도하는 우즈의 위세가 어느 정도인지를 재확인할 수 있다. 3라운드까지 우즈와 공동선두를 달렸던 루크 도널드가 이날 우즈와의 맞대결에서는 시작부터 기를 펴지 못하고 끌려 다닌 끝에 버디 한 개도 없이 보기만 2개를 저지른 끝에 우즈에 6타차 공동 3위로 미끄러졌다. 4라운드 한때 1타차까지 육박했던 전 매스터스 챔피언 마이크 위어 역시 경기를 끝내고 나니 우즈에 7타차로 멀찌감치 물러섰다. 이처럼 마지막 날 우즈를 상대로 우승경쟁(?)에 나섰던 선수들은 하나같이 뒷걸음질치기에 바빴으니 우즈가 우승을 안하기가 더 어려웠던 것 같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우즈가 지금까지 메이저대회에서 3라운드 리드를 잡은 것은 모두 12번으로 12번 모두 우승트로피는 우즈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했다. ‘역사상 최고의 철벽 클로저’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우즈는 대회 후 기자가 “마지막날 리드를 잡은 메이저대회에서 12전 12승을 거둔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 자신이 그만큼 잘 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경쟁자들이 스스로 자멸해주기 때문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싱긋 웃으며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 상태가 좋고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가볍게 받아넘겼다. 그자 잘하는 것인지, 다른 선수들이 못하는 것인지에 관계없이 일단 그가 우승컵을 ‘찜’한 다음에는 어느 누구도 그것을 뺏을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금 우즈의 상대는 더 이상 필 미켈슨도, 어니 엘스도 아니다. 그렇다고 잭 니클라우스도 아니다. 그는 이미 ‘히스토리(역사)’를 상대로 클럽을 휘두르고 있다. 하지만 1년에 4번밖에 없는 메이저대회에선 18승이란 정말로 엄청난 대 기록이다. 아직도 타이를 이루는데만 6승이 더 필요하다. 아무리 우즈라도 최소한 2년 이상 더 기다리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니클라우스의 기록이 깨지는 것은 그다지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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