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암을 이루는 중국의 거리 모습. 올림픽을 앞두고 한 편에서는 제임스 본드 영화 프로모션 행사 등 나이스한 중국의 모습을 알리는 이벤트가 펼쳐지고 있 는 가운데 한 걸인이 길거리에서 행인에게 구걸을 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앞으로 1년… 중국 당국 초강경법 제정
침 뱉지 마라 등 연중무휴 에티켓 교육에
‘국가위상에 어울리는 시민되자’소양교육도
구둣방 점원이 무례히 군다. 그러면 경찰을 불러라. 처벌을 할 것이니까. 정말인가. 정말이다. 베이징 당국이 발표한 새로운 법에 따르면 그렇다. 설마 그런 웃기는 법이 있을까. 생각은 자유다. 그러나 절대로 조크가 아니다.
구둣방 점원뿐이 아니다. 모든 판매직 종사자들이 고객에게 무례히 대할 때 이는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므로 형사적 처벌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새로 법을 제정한다. 캠페인을 펼친다. 소양교육을 시킨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에서 연일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불친절한 종업원을 형사 처벌한다는 법 제정도 바로 그 일환이다.
왜 이런 법이 제정됐나. 손님들, 특히 올림픽을 맞아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 손님들에게 창피한 꼴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다.
외국인들이, 그것도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외국의 기자들이 수천 명씩 떼를 지어 몰려오면 국가 지도자들은 걱정하게 마련이다. 월드컵 축구 때 독일도 그랬다. 독일을 방문하는 수백만 외국인 축구팬들을 불친절하게 대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서였다. 그러나 기우로 판명됐다.
베이징에 가보면 그러나 정부 당국자들이 왜 중국인들의 매너에 대해 강박관념을 보이다시피 걱정하는지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된다.
20년 전 중국의 볼테르로 불리는 한 작가가 에세이를 발표했다. 제목은 ‘추악한 중국인’이었다. 중국인들의 악습을 파헤쳤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국인들이 얼마나 시끄러운지, 또 얼마나 매너에 무신경인지, 통렬히 공박하고 나섰던 것. 백파이어가 따랐다. 본토의 중국인들이 전심전력을 다해 반박에 나섰던 것이다. 그 결과 이 작가는 바로 왕따를 당했다. 세월이 흘렀다. 북경 당국자들은 오늘날 이 작가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둣방 점원만 타겟으로 삼은 게 아니다. 공공서비스 전 분야에 대해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쳐지고 있다. 보다 친절해라, 보다 사교적으로 외국인을 대하라. 올림픽이 열리는 북경의 시민들을 상대로 펼쳐지는 캠페인이다.
그 뿐이 아니다. 가장 기본적인 에티켓 교육도 연중무휴로 실시되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침을 함부로 뱉지 말라, 기름 같은 것들을 흘리지 말라, 새치기를 하지 말라 등등.
관련 책자가 배부된다. 그리고 택시 운전사들에게는 새로운 요구조건이 제시됐다. 기본적인 영어회화와 친절교육 코스를 반드시 들어야 하는 것이다.
외국관광을 나가는 중국인들을 위해서도 특별기구가 신설됐다. 특별교육 실시를 목적으로다. 그 교육의 요지는 이렇다. 중국인들은 해외에서 중국의 경제력과 중국의 국제적 지위에 걸 맞는 행동거지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건 2008년 8월8일, 그러니까 베이징 올림픽 개막일에 맞추어 조준돼 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 지구촌 행사를 맞아 전 세계에 교양 있는 시민, 예의 바른 중국인 이미지를 심자는 것이다.
문제는 그러나 온갖 형태의 이런 캠페인들이 얼마나 효과적일까 하는 것이다.
올림픽뿐이 아니다. 슬로건에, 캠페인은 항상 있어 왔다. 중국인들은 캠페인에 식상해 있다. 때문에 당국이 그토록 심혈을 기울여 전개하고 있는 캠페인이 대다수 중국인에게는 마이동풍(馬耳東風)으로 들릴 수 있는 것이다.
“보다 예의바른 태도를 권장하는 것과 불친절하다고 형사적 처벌을 하는 것, 이 둘은 별개 문제가 아닌가.” 한 북경 주민의 불만 섞인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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