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브룩클린 중학교에서 스피치를 가르치고 있는 여선생이 얼마 전 남자 제자를 강간한 혐의로 입건되었다. 여선생은 30세, 남학생은 13세다. 또 뉴욕 브롱스의 특수학교에서는 음악 여교사가 16세의 제자 남학생과 성관계를 가져 강간혐의로 입건되었다. 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 테네시주 한 고등학교에서는 여선생과 제자의 불륜이 살인을 불러왔다. 여선생의 남편은 자신의 부인과 성관계를 가진 남학생을 살해했다.
여선생들의 제자 강간은 요즘 미국 교육계에 심각한 숙제로 등장하고 있다. 여선생이 남학생을 강간한다? 어떻게? 신체적으로 여성이 남자를 강간한다는 것은 여러 면에서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교사는 힘의 관계에서 제자보다 상위에 있다. 교사는 제자의 성적을 채점하는 위치에 있고 여러 가지 학생에 관한 리포트를 쓰기 때문에 선생이 제자에게 어떤 요구를 할 때 제자의 입장에서는 거절하기 힘들다. 직장에서 상관이 직위를 이용해 성희롱하는 것이나 비슷하다. 학교에서는 교육 때문에 교사에게 학생에게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인데 교사가 이를 직권 남용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사회에 대한 엄청난 배신이며 학부모에 대한 정신적 학대다.
제자 강간죄로 입건된 대표적인 여선생 케이스는 몇 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34세의 시애틀 여교사와 13세의 초등학교 남학생 사건이다. 4남매의 어머니이기도 한 여교사 리투르노는 21세 연하인 제자 푸아라우와 성관계에서 임신까지 했으며 감옥에서 가석방된 다음 또 만나다 다시 수감돼 7년의 형기를 마치고 석방되었다. 이들은 재작년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미국의 교육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학부형들은 개탄하면서도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자유라는 개념의 확대해석이 불러온 민주주의의 비극이다. 미국의 건국이념은 청교도 정신이다. 나대니얼 호손의 소설 ‘주홍 글씨’는 아버지 없는 아이를 낳은 여주인공 헤스터가 얼마나 고통을 받으면서 사는가를 그리고 있다. 그녀는 가슴에 ‘A’라는 글자를 달고 다녔는데 ‘A’는 영어의 adultery(간통)를 의미했기 때문에 이 글자를 몸에 지니고 다닌다는 것은 청교도 사회에서는 죽기보다 더한 처벌이었다.
호손은 미국의 청교도주의가 인간의 개성과 자유를 억압하는 원천임을 과감하게 고발해 당시 용기 있는 작가로 칭찬 받았으며 소설 ‘주홍 글씨’는 종교적 계율이 지배하는 사회가 얼마나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가를 상세히 그려 미국 청교도 사회가 무너지는 신호탄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제 ‘주홍 글씨’가 외친 자유의 한계점이 드러나고 있다. 억제되지 않은 무제한의 자유는 물질주의와 쾌락주의가 인생의 최고 목표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병균을 미국사회에 퍼뜨리고 있음을 여교사의 제자 강간사건에서 목격하고 있다.
미국의 교육이 병들어 있다. 잘못된 행동은 잘못된 생각에서 나오고 잘못된 생각은 잘못된 교육에서 시작된다. 호손이 지금 ‘주홍 글씨’를 다시 쓴다면 그 내용도 달라질 것이다.
<이 철> 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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