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인 부모 자살” “한인업소 피습” 등 ‘속앓이’
“조승희 부모님이 자살했다는데 사실인가요?” “한인 업소 유리창이 깨졌다는데 정말입니까?”
한인 소행으로 밝혀진 버지니아텍 참극 이후 범인 부모의 자살 기도설 및 보복 범죄와 관련한 근거없는 루머가 미주 한인사회는 물론 인터넷을 타고 한국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더군다나 미 언론까지 이 루머의 진위를 가리지 못하고 휩쓸리는 분위기여서 불안감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 대표적인 루머는 조성태씨 부부의 행적과 관련된 온갖 설들.
이는 조씨의 부모가 사건이 발생한 16일 저녁 이후 종적이 묘연해지면서 부풀려졌다.
아들의 범행 사실이 공표된 17일 오전부터 버지니아주 센터빌 자택에 한미 취재진이 대거 몰렸으나 조씨 부부는 이미 집을 비운 상태에서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이같은 ‘행방불명’ 상태가 지속된데다 언론마저 조씨 부부의 행적을 밝혀내지 못하고 경찰도 입을 다물면서 부부의 음독설, 입원설에 급기야는 한국 도피설까지 나돌았다.
이러한 자살 기도설이 일부 보도와 인터넷을 타고 한국으로까지 확산되자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 언론사들도 본보에 전화를 걸어와 이를 확인하는 웃지못할 사태도 벌어졌다.
이에 대해 권태면 워싱턴 총영사는 “이는 전부 사실이 아니다”며 “미 연방수사국이 조 씨 부모와 누나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다른 심각한 루머는 타 인종에 의한 증오범죄(Hate Crime)가 빈발하고 있다는 것.
이번 참극 이후 인터넷에는 센터빌의 모 제과점 유리창이 깨졌다는 설이 떠돌았다. 한인들에 불만을 가진 타 인종이 분풀이 차원에서 저질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제과점측은 “그런 사실이 없고 유리창도 멀쩡하다”며 이해못할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또 버지니아주의 모 중학교 학생들은 한인 학생을 “살인마”라고 부르며 밀어 넘어뜨려 머리가 깨지는 부상을 입었다는 소문도 난무했지만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사건 이틀째인 18일에는 베트남계와 한인 청소년들이 모 인터넷 사이트에서 대화를 하다 이번 참극을 놓고 충돌, 직접 결투를 벌이기로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으나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19일에는 FOX TV 기자가 “센터빌의 모 한인 마켓에 보복성 행위가 있었는지”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전화를 본보에 걸어오기도 했다.
이 방송사는 이 마켓에 취재를 보내 직접 확인까지 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노”였다.
이처럼 터무니없는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것은 혹 이번 사건으로 증오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을까 하는 한인들의 막연한 불안감이 근거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담 심리학을 전공한 이인자 박사는 “미국 내에서 소수계라는 한인들의 불안감이 이번 사건과 결합되면서 터무니없는 피해의식으로 나타나는 게 아닌가 한다”며 “한 비정상적인 사람의 범행에 불과한데 한인들이 너무 동일시하는 것같다”고 지적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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