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성득 교수는 “미국 학생들도 70% 가까운 한인 이민자가 기독교인이 된 이유를 궁금해 한다”고 말한다.
‘한국 기독교의 토착화와 세계화’컨퍼런스 여는 UCLA 옥성득 교수
통성·새벽·산상기도 등 통해
급속한 성장불구 분열 심해
리더십 발휘할지 세계가 주목
“세계 기독교계는 한국 기독교계가 리더십을 발휘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준비를 해야 합니다.”
옥성득 교수(UCLA 아시아학과 한국 기독교학)는 27일 ‘한국 기독교의 토착화와 세계화’를 주제로 열릴 컨퍼런스(UCLA 한국학연구소 주최)를 준비하고 있다.
짧은 기독교 역사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한국 기독교가 어떻게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지 논의하는 자리다. 도널드 클라크 교수(트리니티 대학), 이덕주 교수(감리대) 등이 참여해 네 가지 소주제로 진행된다.
2002년 보스턴 유니버시티에서 신학박사(Th. D) 학위를 받은 옥 교수는 “한국 기독교가 한국의 특수 상황에 맞게 토착화를 잘 이루었기 때문에 사람 마음 속으로 빠르게 파고 들 수 있었다”며 “그러나 이 토착화가 세계화에는 장애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고 말한다. 한국적 기독교가 과연 세계에서도 통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자리가 이번 컨퍼런스다.
옥 교수는 “한국 기독교는 미국 선교사에 의해 전파됐는데, 19세기말 당시 지도자는 미국이 한국에 대한 영토 야욕이 없다고 판단해 기독교를 민족적 관점에서 쉽게 수용했다”며 “당시 조선 황제였던 고종도 미국이 선교 전략이었던 병원, 교육 시설 건설 등을 통한 현대화에 강한 매력을 느꼈기에 기독교가 한국에 쉽게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고 말한다.
개화파와 교육 계몽주의자의 지원을 받은 기독교는 한국 상황에 맞는 ‘옷’을 입었다. 스님에게 쌀을 퍼주듯, 초기 기독교 여성 신자는 쌀을 모아 헌금을 내기도 했다. 통성기도, 새벽기도, 산상기도 등은 도교나 불교 영향을 받은 독특한 한국 기독교다.
옥 교수는 “선교사를 한국에 파송했던 미국의 기독교계는 개인의 영혼 구원과 전도를 중시했기 때문에 한국 기독교 역시 그런 가르침이 전통으로 자리잡았다”며 “식민지와 6·25전쟁 등으로 인해 개인의 생명 보존이 급했던 한국 사회에 개인이 구원받는 가르침을 강조한 미국의 보수 기독교는 매력적이었기에 기독교가 빠르게 부흥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세계 기독교계는 한국 기독교를 성장, 분열, 보수로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뿌리가 같은 장로교에만 120개가 넘는 교단이 있을 정도로 분열을 보이고 있는 한국 기독교를 꼬집는 평가다. 개인 영혼 구원을 강조하는 보수 기독교가 한국 기독교의 주류다.
이런 한국 기독교에 대한 평가가 한국 기독교의 세계화에 장벽이 될 수 있다고 옥 교수는 진단한다. 즉 한국 기독교가 토착화를 통해 한국에 잘 접목됐지만 새벽기도 같은 한국만의 문화가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갖췄냐는 질문이다.
옥 교수는 “한국은 양적으로 전 세계에 선교사를 두 번째로 많이 파송한 나라가 됐고, 자금도 풍부하기에 세계는 한국 기독교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며 “그러나 분열이 한국 기독교의 상징이 된 것처럼 해외 선교지에서도 한국 선교사끼리 분열하고 있는 건 다시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말한다.
옥 교수는 “개인 영혼 구원에 치우쳤던 한국 기독교가 최근 들어서는 현세에서 더 유복하게 살자는 오순절 운동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며 “개혁에 뒤쳐진 이런 한국 기독교의 흐름이 과연 세계 선교에서 통할 수 있느냐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는 오전 9시20분∼오후 4시 UCLA 캠퍼스 내 번치(Bunche)홀에서 열린다. 문의 (310)206-4545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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