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한인사회의 민족교육이 새로운 전기를 맡고 있다.
각 종교기관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국학교들의 모임인 재미한국학교워싱턴협의회는 대사관의 지원과 회원 학교의 적은 회비에 의존해 근근이 운영되던 단체. 한인 2세들에게 한민족의 얼과 정체성을 심어주고 모국어와 역사를 전수한다는 거창한 사명이 무색하기만한 규모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재미한국학교협 후원회 결성, 기금 모금 골프대회 개최, 평생 이사제 도입 등 보다 근본적이고 제도적인 지원 체제가 생겨나면서 워싱턴 지역 한인 뿌리교육이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는 기대 섞인 전망을 낳고 있다.
협의회는 2005년과 2006년 세계프로골프협회(WPGA) 워싱턴 지부(지부장 정요셉)으로부터 각각 1만140달러와 1만3,900달러의 기금을 전달받아 적은 재정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이에 앞서 이인애 회장이 재임하던 2004년 12월 이내원 현 협의회 이사장과 서울대 사범대 동창회를 중심으로 ‘협의회 돕기 모임’이 결성돼, 민족 교육의 중요성을 한인사회 전체로 확산시키는데 기여했다.
또 이내원 이사장은 각 후원 단체 및 개인을 중심으로 ‘평생 이사제’를 회칙에 도입해 협의회의 재정 자립 기반을 조성하는 성과도 올렸다.
이렇게 볼 때 67개 한국학교가 가입해 있는 협의회의 일년 예산은 4-5만 달러 정도로, 과거 2만달러를 채 못 미치던 때의 두 배를 넘게 된다. 현재 전국 13개 지역 협의회들도 2만달러 내외의 적은 재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워싱턴 지역 협의회의 이러한 발전은 좋은 자립 모델이 되고 있는 셈이다.
김대영 회장은 “전국 조직인 NAKS에 얼마 전 회비 3,500달러 외에 2,000달러의 지원금을 따로 보낼 수 있는 여유를 찾아 다행”이라며 후원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4-5만달러의 예산은 반드시 해야할 일들에 비하면 아직도 턱없는 수준. 역사 교과서 등 주요 교재를 미주 실정에 맞게 만들고 교사 연수, 연합 행사, 경희 사이버 대학 입학 교사 보조 등 열악한 상황에서 애쓰는 각 한국학교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들을 욕심껏 하자면 이정도의 규모로는 아직 어림 없다. 3-4세용 교재를 만들기 위해 연구위원회까지 구성해 놨는데 재원 마련 방도는 아직 찾지 못했다.
이내원 이사장은 “세계프로골프협회 등 한인단체의 지원 캠페인이 워싱턴에서 먼저 자발적으로 일어나 매우 기쁘다”면서도 “그러나 아직은 시작 단계에 불과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특성상 종교단체가 한국학교 운영의 중심이 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다른 단체들은 손을 놓고 있어도 된다는 말은 아니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교회에서 운영되는 한국학교는 일년 등록비로 보통 300달러 정도를 받고 있는데 이것은 일주일에 10달러, 즉 베이비 시팅 가격보다 싸다는 얘기다.
이 이사장은 “동포들의 민족교육에 대한 인식이 하루 빨리 바뀌어야 한다”며 “다행히 워싱턴에서 자각운동이 일어나고 있으니 이러한 분위기가 전국으로 빨리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원 문의 (301)922-8806 김대영 회장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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