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 아동병원(CHOC)에서 숨진 한인 어린이와 부모, 어린 환자를 정성껏 돌본 간호사의 이야기를 보도한 13일자 OC 레지스터.
아동병원서 숨진 한인아기와 헌신적 간호사 스토리 화제
티나 이씨 가족
신생아 중환자실서
안타까운 1년6개월
OC레지스터지 보도
OC 레지스터가 OC 아동병원(CHOC)에서 숨진 한인 어린이와 부모, 어린 환자를 정성껏 돌본 간호사의 이야기를 13일자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이 기사는 세리토스에 살고 있는 티나 이씨 가족의 첫 아들 알렉스의 이야기를 통해 신생아 중환자실(NICU) 간호사가 겪는 정신적 고통과 보람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한인 2세인 알버트·티나 이 부부가 알렉스를 낳은 것은 2003년 5월28일. 부부가 시험관 시술을 통해 얻은 알렉스는 임신 31주만에 세상에 태어났다. 임산부 고혈압에 따른 자간전증 때문에 예정보다 빨리 세상에 나온 알렉스는 폐에 문제가 있어 태어난 직후 바로 NICU 신세를 져야했다.
어렵게 낳은 알렉스가 산소호흡기와 음식보조 장치의 도움 없이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에 엄마 티나 이씨는 이유 없는 분노를 느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 분노는 체념으로 바뀌었고, 체념은 희망으로, 희망은 결단으로 바뀌었다. 이씨는 “카드놀이를 할 때 내가 가진 카드에 나를 맞춰갈 수밖에 없잖아요”라고 말했다.
알버트와 티나 이씨는 병원에 머무는 아들과 함께 하기 위해 아침저녁으로 번갈아 병원을 찾았다. 엄마 티나씨는 ‘엄마는 알렉스를 사랑한단다. 우리 알렉스 착한 어린이가 될 거지. 알렉스야 보고 싶구나’ 같은 내용이 담긴 테입을 제작해 아들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들려줬다.
알렉스의 주치 간호사인 스테이시 드 샌티아고도 생계를 꾸려야 하는 부모를 대신해 1년6개월이라는 세월동안 사랑으로 알렉스를 목욕시키고, 놀아주고, 안아줬다. 이런 지극한 애정 덕분에 호전되는 듯 했던 알렉스는 결국 2005년 7월31일 하늘나라로 떠났다. 쌍둥이 동생 브랜든과 사브리나가 건강하게 태어난 지 한 달 만이었다.
알렉스가 숨을 거두기 직전 병원 규칙에 따라 샌티아고는 부모에게 알렉스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할 방법을 설명했고, 알렉스는 엄마가 지켜보는 가운데 아빠의 품 안에서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티나와 알버트는 알렉스의 장례식에 샌티아고를 초대했다. 그 이유에 대해 티나 이씨는 “사랑으로 알렉스를 돌봐준 샌티아고가 알렉스의 또 다른 엄마”라고 말했다. 장례식에서 샌티아고는 이렇게 말했다.
“간호사는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환자와 너무 밀접해지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알렉스가 처음 몸을 돌렸을 때와 첫 이빨이 났을 때의 감격과 이씨 가족이 알렉스에게 보낸 무조건 적인 사랑을 잊을 수 없다.”
세 자녀의 어머니이기도 한 샌티아고는 지금도 NICU에서 근무하고 있고, 티나씨와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제 6년차의 베테런 간호사가 됐지만 그녀는 여전히 자녀를 만나기 위해 집으로 돌아올 때면 힘겨운 사투를 펼치고 있는 신생아 환자와 그 가족을 생각하며 남몰래 눈물을 흘리곤 한다. CHOC NICU에서는 1년에 약 25명의 어린이가 생명을 잃는다.
알렉스를 가슴에 묻은 티나 이씨는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겪는 것에는 그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반드시 이유가 있다”며 “그런 것들을 통해 우리는 미래에 일어날 무언가를 준비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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