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여성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자궁근종은 자궁의 내,외 근막에 발생하는 양성종양으로 때때로 자궁경부에서 발생하기도 합니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어느 부위에서 발생하느냐에 따라 크게 장막하 자궁근종, 근층내 자궁근종과 점막하 자궁근종으로 구분됩니다.
자궁근종의 대부분은 장막하 자궁근종과 근층내 자궁근종이며 나머지 5%가 점막하 자궁근종인데, 장막하 자궁근종은 혹이 주로 자궁 바깥쪽으로 자라는 경우이며 근층내 자궁근종은 혹이 자궁 살(근육) 안에서 자라는 경우입니다. 이에 반하여 점막하 자궁근종은 혹이 자궁 강 안에 마치 입 속의 혀와 같이 매달려 자라게 됩니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여성에게서 주로 발병하며, 폐경기 여성에게서 발병률이 높아지는 사실로 미루어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과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집니다. 폐경이 되면 종양의 증식이 멈추거나 크기가 줄어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 줍니다. 한편, 유전적 소인과도 연관되어 있는데, 통계적으로 흑인 미국 여성의 경우 타 인종에 비하여 3배 이상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외 갑상선이나 비만과 관련된 원인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자궁근종은 초기에는 특별한 임상증상은 없으나 어느 정도 진행하면 생리가 길어진다거나 양이 많아지고 덩어리가 나오기도 하며, 심한 생리통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또 복부 정중앙 아래쪽의 통증이 나타나거나 하복부에 딱딱한 혹이 만져지거나, 요통, 골반통, 빈혈, 출혈, 압박감 등의 증상을 겪습니다. 폐경 전 여성에게서 하복부에 출혈을 동반한 복통이 나타나면 자궁근종으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나 사실 대부분의 경우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초음파나 자궁암 검사 등의 산부인과 정기검사를 하다가 발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초음파기술이 발달하면서 예전보다 자궁적체 수술이 많아진 것도 두드러진 현상입니다.
양방에서는 근종이 발견되면 6개월이나 1년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관찰하다가 크기가 더 자라지 않으면 보통은 두고 보지만, 근종의 크기가 커지면 자궁근종을 제거하거나 자궁을 적출하는 수술을 합니다. 물론 이런 수술들이 근종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이긴 하지만, 적지 않은 환자에게서 근종이 다시 재발하기도 합니다.
한편 자궁 적출수술의 경우에, 한때 일부 사람들은 자궁을 아기를 낳을 필요가 없으면 잘라내도 되는 부속품 같은 장기로 여기기도 했지만, 이는 생리통이나 피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잘못된 발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자에게 있어 자궁의 건강은 전신의 건강으로 이어지는 만큼 자궁은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실제로 자궁적출수술을 받은 여성들이 다양한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자궁근종은 ‘징가’‘석가’라 불리는데 동의보감에 “석가라는 것은 포(자궁) 가운데가 접촉된 후 피가 뭉친 소치이다”라 하였고 “징가가 부인의 자궁에 생기면 유산을 하고 포락에 생기면 월경이 닫힌다.”라고 하였습니다. 자궁이 차가운 기운에 상하여 기와 혈이 상하면 자궁의 혈과 기가 통하지 않아서 뭉치게 됩니다. 이것이 덩어리져서 혹처럼 형성이 되는 것이 바로 자궁근종인 것입니다. 다음 주에 한의학적 관점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선혜
<동국로얄 한의대 교수>
(213)487-0150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