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적으로 보면 자궁근종의 원인은 기·혈이 울체되어서 비롯됩니다. 즉 스트레스가 많고 신경을 과도하게 쓰거나, 소화기계의 부조화, 기온이 부적합하여 기의 힘으로 운행되는 혈액이 제대로 순환되지 못해 차가워지거나 열이 나기도 하는데 월경불순과 각종 자궁질환이 거듭되면서 자궁에 근종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자궁근종은 울증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울증은 무형의 기가 울체되어 나타나는 하나의 병증으로 정지변화에 영향을 받아 발생합니다. 정지가 상하면 간기가 울결되고, 기가 울체되면 혈의 운행이 불리하여 어혈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이 점차 발전하여 오장의 기혈이 실조되면, 체내에 담습이 정체되고 이것이 열로 변하여 다시 울하게 되는 것입니다. 울증에는 여섯 가지 종류가 있는데, 기가 뭉쳐서 생긴 것을 기울, 혈이 뭉친 것을 혈울, 마치 콧물과 같이 습담이 울체된 것을 담울과 습울이라 하며, 열이 울한 것을 열울, 그리고 음식이 체내에서 울체된 것을 식울이라 합니다.
굳이 자궁근종을 분류해 본다면, 기울과 혈울을 바탕으로 증상에 따라 습울, 담울, 또는 열울을 겸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각각의 증상에 맞는 처방을 적당히 배합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육울탕은 6가지 울증을 두루 치료하는 울증의 대표적인 처방입니다. 그 외에도 비신 부족으로 인해서 발생하기도 하는데 선천적으로 체력이 약하거나 출산 또는 유산의 경험이 많거나 또는 소화력이 약하고 음식 섭취가 부적절하여 비장과 신장의 대사에 이상이 생겨서 습담이 몸 안에 생기고 이것이 혈액의 정체를 만들어 어혈을 형성하는데 이것 또한 자궁근종을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각기 원인과 증상에 따라 침과 뜸을 적절히 병행해서 치료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자궁에 자궁내막이 자라면서 자궁벽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자궁선근종이 있는데, 이는 자궁내막이 근육층 사이로 스며들어 가면서 근층 사이를 넓혀 생리통을 증가시키거나 출혈을 일으키게 되는데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40대 이후에는 자궁적출 수술을 하게 되는 많은 요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한방에서는 이를 붕루나 생리통의 범주에서 조경, 순기 활혈 등의 치료를 통해 자궁 내 발생한 종양물에 준해서 조절하게 됩니다.
또 임상에서 자주 접하는 질환 중에 난소 낭종이라 하여 호르몬의 이상으로 난소에 염증과 부종을 일으켜 낭포를 형성하는 질환이 있는데, 콕콕 쑤시는 아랫배 통증, 하복부 팽만감, 소변불리, 얼굴이 화끈거리며 올라오는 상열감, 잘 때 흐르는 식은 땀 등의 증상을 동반합니다. 자궁과 난소가 기능을 잘 하도록 기운을 북돋아 주고 거담제습을 통해 습담을 제거하여 낭포에 들어있는 액체를 마르도록 도와주고 또 어혈이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기혈의 흐름을 좋아지게 하는 치료를 병행합니다.
일상적으로 성질이 찬 음식과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적당한 유산소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풀면서 하체의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항상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생활하여 면역력을 높여줍니다. 몸에 꽉 끼는 옷을 입어 하복부에 압박감을 주거나 배꼽티 같은 옷을 입어 아랫배를 차게 하는 일도 자궁을 건강하게 지키는 일이 아니므로 주의해야겠습니다.
대개의 근종의 경우는 양성이어서 심각하게 위험하지는 않으므로 적출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신중히 보존적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13)487-0150
조 선 혜
<동국로얄 한의대 교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