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6월 19일 열린 LA올림픽 라이온스 클럽 창립식에서 김청(왼쪽) 초대회장이 만국기를 들어올리고 있다.
황성락 기자의 타큐멘터리 ‘타운 50년’
“시각 장애인에 빛을”한인 라이온스클럽 <1>
국제적인 조직을 갖고 있는 라이온스클럽(Lions Club). 일반인들은 단순히 사자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떠올리지만, 그 이름 속에 자유(Liberty), 지성(Intelligence), 우리(Our), 국가(National), 안전(Safety)라는 깊은 뜻이 담겨 있음을 아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곳에 속한 회원들은 각자의 본업에 충실하면서,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지원활동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세상의 밝은 빛을 선사하고 있는 것도 이들이다.
LA 한인사회에는 7개의 라이온스클럽이 활발하게 활동중이다.
그중 맏형 격이 ‘LA 올림픽 라이온스클럽’으로 현재 변호사인 길민택씨가 33대 회장을 맡고 있다.
한인타운 최초의 라이온스클럽의 탄생은 197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3년 고등학교를 마치고 미국에 유학 와 공부를 마치고 LA 동부에서 치과의사로 활동하던 김청씨가 시작이었다. 당시 치과병원이 위치한 지역에서 1년 정도 라이온스클럽 회원으로 활동하던 김씨는 자신이 거주하던 세라노 아파트(현 아씨마켓 인근)에 함께 살던 박원홍(당시 부동산업·전 한나라당 국회의원), 박상규(마켓운영) 등과 우연히 라이온스클럽을 소재로 대화를 나눴고, 이는 곧바로 한인타운을 위한 봉사단체 필요성에 대한 공감으로 이어졌다.
당시 한인타운은 지금과 달리 경제적·사회적으로 뿌리를 내리기 전이어서 주변에 어려운 한인들이 적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세라노 아파트에서 시작된 다짐은 김청씨와 박상규, 박원홍씨 외에 한국에서 서울신문 기자로 활동하다 1967년 유학 와 부동산업에 종사하던 한군석씨, 양복점을 운영하던 임영씨, 무역업을 벌이던 이청광씨, 인쇄업을 하던 김재경씨, 가구점을 운영하던 방미철씨 등이 참여하면서 준비 작업이 활기를 띠었다.
마침내 1975년 6월19일 24명의 회원을 시작으로 디스트릭 4-L3 소속으로 ‘LA 올림픽 라이온스클럽’이 다운타운 볼티모어 호텔에서 창립식을 갖고 김청씨를 초대회장으로 선출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김청씨는 1996년 한인 라이온스클럽 최초의 지역 책임자인 ‘가버너’(Governor)까지 역임하게 된다.
새로운 라이온스클럽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기존 지역구 내 클럽의 스폰서가 필요한데, 당시에는 미국인들로 이뤄진 베벌리힐스 라이온스클럽이 스폰서를 맡아 LA 최초의 한인 라이온스클럽 탄생을 도왔다.
클럽 명칭이 ‘올림픽’이 된 것은 다른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단지 그 시절 한인들이 주로 모이는 곳이 올림픽이었기 때문이었다.
요즘 라이온스클럽을 얘기하면 자연스럽게 시각장애인들에게 시력을 되찾아주는 개안사업을 우선 떠올리게 되지만, 올림픽 라이온스클럽이 막 탄생했을 시절에는 십시일반으로 회원들이 모은 돈으로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지역 본부의 지원을 받아 시력검사 진료차를 한인타운으로 불러 한인들의 시력을 측정하고 이상 유무를 검진했다. 이 당시 타운에서 배안경원을 운영하던 배석진씨가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사업은 훗날 매년 11월 연례행사로 개최해 오고 있는 무료 건강박람회로 발전한다. 특히 굿사마리탄 병원과 동양선교교회가 가세하면서 현재는 매년 1,000여명의 저소득층 한인들이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매머드 행사로 자리 잡았다.
이와 함께 사업 분야도 점차 확대돼 80년대 들어 장학사업과 웅변대회 등을 열어 인재 발굴에 나섰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한인들을 찾아내 격려하고 지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국의 각막이식 사업 지원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
2006년부터 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후 한국 내 15명의 저소득층 시각장애인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쁨을 선사했다.
물론 국제 라이온스클럽의 지원을 받지만 각막 한 개를 한국에 보내기 위해서는 올림픽 라이온스클럽이 직접 부담해야 하는 경비만 1,600달러가 소요된다. 자체적으로 돈을 마련하고 있지만, 점차 규모가 늘어나면서 요즘에는 골프대회 등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충당하고 있다.
올림픽 라이온스클럽의 자랑은 초창기 회원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곳에는 주요 단체장을 지낸 한인사회 지도급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현재 LA 한인사회 내 다른 6개의 한인 라이온스클럽이 탄생하는데 중요한 산파역을 담당했다는 사실에 강한 긍지를 갖고 있다.
올림픽 라이온스 클럽은 길민택회장과 제이 노 총무를 중심으로 현재 80여명의 회원들이 한마음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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