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신 미 정착비율 급증
2000년이후 5배나
미국으로 유입되는 한국 고급 두뇌의 유입 속도가 주요 국가 중 가장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크릿지 과학교육연구소의 마이클 핀 선임경제연구원의 고급 인력 연구자료 중 본보가 입수한 한국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00년 미국에서 이공계 박사학위를 취득한 한국인들의 절반에 가까운 42%는 단기 취업비자를 받아 졸업한지 5년이 지난 2005년 현재 계속 미국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전인 1992년과 1993년에 학위를 받아 5년이 지난 1997년 미국에 머무르는 비율이 9%에 그친 것에 비해 약 5배가 증가한 것으로 국가별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핀 선임경제연구원은 격년으로 이공계 박사학위 취득자의 미국내 거주 비율을 조사하고 있으며 2000년 이공계 외국인 박사학위 취득자에 대한 분석자료를 곧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 이공계 박사의 학위 취득 5년 후 미국내 거주 비율은 92~93년 학위 취득자는 9%, 94~95년 취득자는 15%로 증가했다. 또 96년 취득자는 21%, 98년 취득자는 34%로 매년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는 박사학위자를 배출하는 주요 9개국 중 두뇌유출 비율이 가장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고급인력의 해외 유출이라는 우려를 던져주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 주저앉는 한국인 박사학위 취득자의 비율은 타국가에 비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2000년 박사학위 취득자 중 2005년 미국에 남아있는 중국인과 인도인은 각 90%와 80%를 상회하고 있으며 캐나다, 영국, 대만, 독일 등이 한국보다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박사가 미국에 머무르는 평균 비율은 60%를 약간 상회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개발연구원이 미국 국립과학재단의 자료를 토대로 2000년 미국 내 박사 학위 취득자 중 30%가 한국에 돌아올 의향이 없다고 대답한 것과 비교하면 실질적인 두뇌유출이 예상보다 훨씬 큰 것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블러버드’ 들어서니 어깨 으쓱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여의도 2배 1,700에이커 3천여명 근무
최첨단 설비 소나타 등 연 30만대 생산
직원을 ‘팀멤버’로… 노사화합 도모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생산업체 현대자동차의 미국 내 첫 번째 생산기지인 몽고메리(Montgomery) 소재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법인장 김회일). 1,744에이커의 광활한 대지위에 세워진 이 공장은 2005년 현대기아차 그룹이 총 14억달러의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건설한 초현대식, 최첨단 시설로 하루 1,000대, 연간 30만대의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다. 첨단과학 도시 헌츠빌에서 자동차로 약 3시간15분, 주도 몽고메리 다운타운에서 남쪽으로 10여분 떨어진 곳에 있는 HMMA는 몽고메리 지역 내 민간기업 중 최대 고용주로 현지 한인사회뿐만 아니라 앨라배마주 전체의 자랑거리(Pride of Alabama)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에서 파견된 경영진을 비롯한 3,200여명의 직원들이 함께 호흡하며 생활하고 있는 HMMA의 자동차 생산 현장을 둘러봤다.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HMMA) 행정본부 건물 전경.
현대차 공장 앞길 이름은 ‘현대 블러버드’(Hyundai Blvd.). 공장이 세워질 당시 몽고메리 시정부가 붙여준 이름이다. 길 이름까지 ‘현대 블러버드’라고 명명할 정도로 HMMA는 앨라배마 주정부와 몽고메리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탄생했다.
건평 200만스퀘어피트 공간에 들어선 공장은 도장샵(Stamping Shop), 용접샵(Welding Shop), 페인트샵(Paint Shop), 조립공장(General Assembly), 엔진샵(Engine Shop), 2마일에 달하는 테스트 드라이브 트랙 등 6개 시설로 꾸며져 있다.
팀 헤이즐타인 공장투어 담당 매니저가 운전하는 모노레일을 타고 도장샵에 들어서는 순간 시설물의 웅장함에 입이 벌어졌다. 2대의 거대한 도장머신이 총 5,400톤에 달하는 압력으로 강철을 자동차용 부품으로 분쇄하는 광경은 압권이었다. 250대의 로봇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용접샵도 좋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육체노동을 줄이기 위해 100% 자동 기계화를 달성한 용접샵에서 로봇들은 도장라인에서 넘어온 강철 부품들을 용접해 붙이는 일을 신속·정확하게 처리한다. 자동화로 인해 생산과정에서 불량률이 낮아졌고 강철의 손실도 줄어들었다는 것이 현대측의 설명이다.
완성된 소나타 승용차와 산타페 SUV 차량들이 2마일에 달하는 테스트 드라이브 트랙으로 향하기 전 줄을 서 있다.
몽고메리 공장에서는 최신형 소나타 승용차와 산타페 SUV가 생산되며 두 차량에 얹히는 234마력의 램다(Lambda) 3.3리터 6기통 엔진도 함께 만들어진다. 류병완 부사장은 “미주지역에서 판매되는 소나타와 산타페의 50%가 HMMA에서 생산된다”며 “타주보다 남부 지역의 근로자 임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완성된 자동차들을 미주 각지의 판매망으로 실어 나를 수 있는 항구(mobile)가 가까운 점 등이 몽고메리에 공장을 건설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J. 칼슨 부사장은 “설립한지 40년만에 세계 6위 자동차 생산업체로 도약한 현대차 그룹의 추진력과 높은 성장률에 감동 받아 2003년 현대맨이 됐다”고 자랑스러워했다. HMMA가 들어선 뒤 애프터서비스(AS)용 차량부품 생산업체인 현대 모비스와 강판 공급업체 현대 하이스코를 비롯한 18개 한국 자동차 부품관련 회사들이 몽고메리 지역에 동반 진출, HMMA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HMMA에서는 직원들을 ‘팀 멤버’(team member)라고 부른다.
가족처럼 서로를 대하며 노사화합을 도모하기 위해서 내려진 조치라고 한다. 이 때문에 공장 어디를 가도 팀 멤버들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지난해 5월부터 앨라배마 공장에서 파견근무를 하고 있는 김인철 HMMA 홍보 및 법무담당관은 “매주 400~500명의 방문객들이 HMMA를 방문, 초현대식 자동차 생산시설을 견학하고 돌아간다”며 “거의 모든 방문자들이 최첨단 기술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우수한 품질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감탄한다”고 전했다. 페인트샵, 조립샵 등을 거쳐 마지막 견학시설인 엔진샵에 도착했다.
150여대에 달하는 최신식 기계들에 의해 크랭크샤프트, 엔진헤드, 블록 등 정교한 부품들이 다듬어져 엔진바디가 만들어지면 테스트를 거친 뒤 트랜스미션과 결합된 후 조립샵으로 보내진다. HMMA는 몽고메리를 비롯한 앨라배마주 전체 경제를 업그레이드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 당국은 물론, 주민들도 HMMA에 거는 기대가 크다.
GM, 포드 등 세계 굴지의 자동차 회사들이 본부를 두고 있는 디트로이트를 위협할 정도로 앨라배마주는 자동차 산업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대의 황소 같은 추진력이 멈추지 않는 한 몽고메리가 제2의 울산이 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HMMA 간부들이 향후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병완 부사장, J. 칼슨 부사장, 로버트 번스 공보관.
현대차 그룹은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포드와 합작회사로 처음 설립했으나 훗날 포드와 결별하고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의 기술 협조를 받아 자체 모델인 현대 포니를 생산하게 되면서 한국산 자동차 중 최초로 미국에 수출을 하게 됐다.
현대 차는 세계 100대 브랜드 중 하나로 GM, 도요타 등에 이어 세계 6위의 자동차 생산 회사로 올 한해 동안 전 세계에서 478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에만 754개 딜러십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과 미국에 생산공장이 있으며 현재 브라질과 체코에도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현대차 역사
▲1975년: 12월29일 현대자동차(주) 설립.
초대 사장 정세영
▲1976년: 기업 공개
▲1976년: 현대 포니 시판
▲1977년: HD 1000(1톤 트럭, 승합차) 시판
▲1998년: 기아자동차 및 아시아자동차 국제
입찰에서 기아자동차(주)와 아시아자동차
(주)의 낙찰자로 선정
▲2006년: 세계 6위의 자동차회사로 발돋움
▲2007년: 사상 최대 미국시장 점유율 기록,
수입차 중 7위 기록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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