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놀이 ‘아메리카야 놀자’의 연출을 맡은 이일목 감독은 “이번 행사를 통해 국악의 신명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진천규 기자>
■ 부처님 오신날 봉축행사 마당놀이 ‘아메리카야 놀자’ 이일목 감독
사물·소리패 등 70명 출연
관객들과 어울려 ‘덩실덩실’
“서양 음악이 맥박이 뛰는 흥취로 만든 음악이라면 국악은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심장의 박동으로 악보를 만들어 노래한 것입니다. 거기엔 엄청난 생명력이 있습니다. 쇠퇴해 가는 우리 소리에 대한 안타까움이 늘 있었는데, 이번 행사에서 그 신명과 깊이를 마음껏 펼쳐 보이고 싶습니다.”
오는 20일(일) 오후 2~5시 남가주불교사원연합회(회장 진각 스님) 주최로 윌셔이벨 극장에서 열리는 봉축법회 및 예술제의 피날레를 장식할 마당놀이 ‘아메리카야 놀자’의 대본과 연출을 맡은 이일목 감독은 한껏 들떠 있었다.
영화 ‘휘모리’ ‘시나소니’ ‘카루나’ 등의 감독인 그는 “너무도 좋은 국악이 어느새 기능보유자들의 전유물이 되어 버렸다. 이번 무대를 통해 현대인의 삶 속에 뛰어 들어가는 음악이 되도록 하고 싶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화려한 입체조명에 대형 스크린까지 동원되는 ‘아메리카야 놀자’는 70여명이 출연하는 대작. 초파일날 한 동자승이 부처님이 보낸 ‘만다라’ 약을 갖고 찾아와 물질적 성공이 아메리칸 드림의 전부라고 믿는 한인들의 병을 고쳐준다는 것이 줄거리다. 그는 “네잎 클로버를 찾으러 가는 길에서 세잎 클로버를 짓밟으며 가는 사람들에게, 연꽃 같은 마음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공연에는 배역을 맡은 약 20명 외에도 사물패, 소리패, 장금이패 등이 출연하며, 우리 음악 보존에 뜻을 가진 UCLA 학생 10명도 함께 해 자리를 빛낸다. 가장 큰 특징은 무대와 객석이 뚜렷이 구분되는 일반 공연과 달리 관객과 출연진이 하나 되어 덩실덩실 춤추며 무대를 도는 다이내믹한 작품이라는 점. 출연진은 몇 주 전부터 매일 성각사와 관음사에서 연습하며 주위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입체 조명·대형 스크린 동원
20일 윌셔이벨 극장서 공연
그는 “공연이 끝난 후에도 한인타운 한복판에서 한인뿐 아니라 백인, 라티노 등도 함께 출연해 어우러지는 마당놀이가 계속되면 좋겠다. 마당놀이는 따로 공연장이 필요 없다. 밤에 조명을 켜고 놀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된다. 서민문화인 마당놀이가 정착되기에 한인들이 가장 많은 LA만큼 좋은 곳은 없다”고 말했다. ‘LA심청’ ‘맹순이댁 경사났네’ 등의 작품들이 계속 나오는 것이 그의 바람.
이번 행사를 맡게 된 배경과 관련, “동국대학교 재학시절부터 가져온 우리 소리에 깊은 애착 때문”이라며 “민초들의 소리인 ‘농요’를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발이 부르트도록 돌아다니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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