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두고 총각파티를 마치고 나오던 흑인에 50발에 달하는 무차별 총격을 가해 사망케 한 혐의로 기소된 뉴욕 경찰 3명에 대해 25일 무죄 평결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흑인사회와 인권단체들은 ‘정의가 사라졌다’며 일제 비난하고 대규모 항의시위를 펼치기로 하는등 강력 반발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뉴욕시경은 이번 시위가 자칫 폭동으로 비화될 것을 우려, 비상경계에 들어간 상태다.
뉴욕주 퀸즈지방법원의 아서 쿠퍼맨 판사는 이날 희생자인 션 벨에게 총격을 가한 게스카드 이스노라, 마이클 올리버, 마크 쿠퍼 등 3명의 경찰에 대해 “피해자들이 총기를 휴대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던 경찰들로서 합리적인 행동이었으며 당시 혼란스러운 상황을 감안하면 사건발생은 불가피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쿠퍼맨 판사는 아울러 “증인으로 채택된 벨의 친구와 부상을 당한 2명의 피해자 진술은 일치되지 않을 뿐 아니라 믿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무죄선고 이유를 덧붙였다.
쿠퍼맨 판사의 무죄평결이 선언되자 이를 지켜보던 션 벨의 가족과 약혼녀는 흐느끼며 법정을 빠져나가 벨의 묘지로 향한 반면 가해 경찰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자 가족들에게 유감표시와 함께 “공평하고 정의로운 판결이었다”며 기뻐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무죄평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흑인 커뮤니티와 시민인권단체들은 “가해 경찰들에게 면죄부를
준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판결”이라고 분노를 나타내고 연방수사 촉구와 함께 26일부터 항의시위를 지속적으로 펼쳐나가는 등 강력한 투쟁에 돌입키로 했다.
흑인 민권운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선언하고 “뉴요커들이 이 같은 부당한 판결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연방정부에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벨 가족들은 연방 민사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한편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쿠퍼맨의 평결은 충분한 증거와 수사를 통해 결정된 것으로 믿는다. 미국은 법치국가로 법원의 권위를 인정하는 것이 순리”라고 말해 이번 평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블룸버그 시장은 이어 “이번 평결로 승자도 패자도 없다. 다만 무고한 남성이 그의 인생과 가족을 잃었고 약혼녀와 두 딸은 남편과 아빠를 잃었을 뿐”이라며 동요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진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뉴욕시경은 소요사태에 대비, 이날 평결이 열린 법원 앞에 경찰을 증파하고 순찰을 강화하고 있으나 별다른 소요사태는 보고되지 않았다.
■션 벨 총격사건이란
지난 2006년 11월25일 새벽 4시께에 발생한 일로 퀸즈 자메이카소재 칼루아 클럽 앞에서 총각파티를 마치고 나온 예비신랑 션 벨(23)과 친구들이 탄 차량이 잠복 중이던 경찰차를 들이받자 경찰들이 50발의 총격을 가한 사건이다.
경찰들의 총격 중 21발은 차량에 명중해 운전하던 벨이 숨지고 함께 타고 있던 조지프 거즈먼(31)은 11발, 트렌트 베니필트(23)는 3발을 맞아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당시 탑승자 가운데 한 명이 총을 소지하고 있다고 오인,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해왔으나 사건 당시 벨 등은 총기를 휴대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데다 비무장 민간인, 그것도 흑인이 무참하게 살해됐다는 점 때문에 흑인사회의 분노를 사왔다. <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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