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력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 이민자 수용소에서 추방 위기에 놓인 채 비인간적 대우에 시달리는 한인 여성 영주권자 ‘용선 하빌’(52)씨의 참상을 폭로하는 기사를 대서특필, 미주 한인사회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무분별한 구금, 한 이민자의 수난’이라는 제목으로 1면 머리기사와 8~10면 3개면 전면에 걸쳐 소개한 이 특집기사에서 1975년 19세 나이로 주한미군과 결혼해 미국으로 이민, 영주권자로 살아온 용선씨가 법적으로 불분명한 사유로 추방대상자로 분류된 뒤 이민자 수용소에서 병마와 싸우며 1년도 넘게 비인간적 생활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용선씨는 현재 간암 증세, 자궁내 종양, 무릎 밑 육종 등 갖가지 병으로 시달리고 있으나 치료는 커녕 진단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으며 간 조직검사 등을 받으라는 의사들의 소견 조차 무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용선씨의 사연은 최근 포스트가 이민자수용소의 낙후성을 심층조명하기 위해 싣고 있는 연재물 2번째로 이민세관단속국(ICE) 수용소에 수감돼 있는 약 3만3,000명의 추방 대상 이민자들이 얼마나 비인간적 대우에 시달리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남편을 따라 한국에서 처음 플로리다로 이주한 용선씨는 30년 넘게 합법 거주해왔으나 2004년 친구 차를 몰고 가다 만기가 된 번호판 때문에 경찰에 적발됐다 차안에서 마리화나가 발견돼 13개월을 복역해야 했다. 이후 용선 씨는 복역만기인 지난해 3월 풀려날 예정이었으나, 이민단속국이 그녀의 전과기록을 조회해 10여년전 장물 귀금속을 구입했다는 혐의를 이유로 추방대상자로 지목, 이민자 수용소로 이송됐다.
용선씨는 당시 장물인 줄 모르고 귀금속을 구입했다고 주장해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으며, 이후 유예기간도 무사히 종료됐다. 하지만 이민 단속국은 영주권자라도 범죄전력이 있을 경우 추방할 수 있다고 규정한 1996년 법률을 근거로 영선씨를 추방하려 하고 있다.
용선씨는 이에 따라 플로리다 교도소에서 정규 의사조차 근무하지 않는 애리조나 구금시설로 옮겨졌으나 육종이 재발한데다 조울증 증상까지 보이는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이다. 그녀는 무릎 종양이 3인치 크기로 자랐을 정도로 육종증세가 심화돼 발목이 퉁퉁 붓고 진물이 나오고 있으며 자주 우는 등 우울증 증세까지 있지만, 치료는 물론 진단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남편 레온 하빌씨 등 가족 면회시에도 직접 대면을 금하고 비디오 대면만을 허가하고 있어 가족들을 애타게 하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워싱턴 포스트는 미 이민 당국자 모르게 영선씨를 수차례 직접 만나거나 전화로 취재하고 그녀의 옥중 일기를 토대로 특집기사를 실었으며, 영선씨의 결혼사진과 눈물을 훔치며 아내를 기다리는 남편의 모습 등 여러 장의 사진도 곁들였다.영선씨는 나는 우리에 갇힌 동물 같은 기분이라면서 때로는 내가 눈을 뜨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게 걱정이라고 일기에 적었다.
한편 현재 그녀는 플로리다 이민수용소 소속 변호사들이 워싱턴 국토안보부 등에 직접 탄원을 내면서 보석금을 내고 집으로 돌아가 치료라도 받을 수 있도록 요청중이나 결과가 없는 상황이다.<김노열 기자>
a1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