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 예비선거
3일 실시된 가주 예비선거에서 핵심쟁점으로 떠올랐던 주민발의안 98(아파트 임대료 인상규제 철폐)이 부결되고 렌트콘트롤을 유지하자는 내용의 주민발의안 99가 통과된 것은 한인을 비롯한 저소득층 이민자 커뮤니티의 값진 승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발의안 98은 57%가 반대표를 던져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돼 소수계 이민자 단체들이 반대를 위한 적극적인 캠페인이 큰 힘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민발의안 98, 99와 함께 선거의 하이라이트였던 LA카운티 수퍼바이저 2지구 선거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을 깨고 개표 초반부터 현 가주 상원의원인 마크 리들리-토마스 후보가 LA시의원인 버나드 팍스 후보를 10% 이상 앞서나갔다. 이날 밤 11시 현재 득표율은 리들리-토마스 후보가 46%, 팍스 후보가 35%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두 후보 모두 과반수 득표에 실패할 경우, 1위와 2위 후보가 11월 결선 투표에서 최종승자를 가리게 된다.
한편, LA카운티에서 한인 최초로 선출 판사직에 도전했던 마크 이 LA카운티 검사는 LA카운티 3명의 후보중 25%를 득표하는데 그쳐 판사입성에 실패했다.
이번 선거는 대통령 예비선거가 치러진지 불과 4개월 만에 실시됐고 대부분의 연방의원 및 주 상·하원 지역구에서 현역의원들이 강세를 보여 유권자들의 대체적인 무관심 속에 치러졌다. 400만명의 유권자를 관리하는 LA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오후 5시 현재 잠정집계한 결과 카운티내 투표율은 17.1% 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2월 대통령 예비선거 당시의 4시 현재 투표율 33.64%, 2004년에 실시됐던 예비선거 투표율 22.4% 보다 훨씬 낮은 수치이다. <김연신 기자>
3일 가주 예비선거가 실시된 한인타운 인근 민족학교(KRC) 투표소를 찾은 한인 유권자들이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기 전 선거 안내원으로부터 투표절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은호 기자>
투표장 스케치
◎…이번 선거에서 한인 타운을 관할하는 LA카운티 2지구의 차기 수퍼바이저 후보로 출마한 버나드 팍스(Parks) 후보는 한인 성인 박(Park)씨와 라스트 네임이 비슷해 한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기도.
일부 한인 유권자들은 팍스 후보를 지칭해 “한인 박씨 후보 아니냐”며 “한인으로 알고 표를 찍었다”고 말하기도.
◎…시민권 취득 후 두 번째 투표에 참여한 김근회(70)씨는 부재자 투표를 먼저 마쳤지만 부인 김은복(64)씨와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 김씨는 “시민권자인 한인들이 투표에 무관심한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한인들이 후세들을 위해서라도 권리를 행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족학교의 설립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주 LA를 찾은 민주노총 김진억 정책기획국장은 이날 미국의 투표 현장을 직접 확인했다.
김 국장은 “유권자 사전 등록, 쉬지 않는 투표일 등 처음 접한 미국식 선거투표가 새롭다”며 “ 미국의 투표방식이 복잡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민족학교에는 투표권을 가진 타 지역구의 한인들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투표 자원봉사자 이정인씨는 “영어 구사에 어려움을 겪는 한인 투표권자들이 해마다 민족학교를 찾고 있어 이중언어 구사가 가능한 봉사자를 계속 증가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한 한인 노인들이 이동 수단의 부재로 투표를 포기하는 일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한 노인은 “다음 선거에는 노인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인 아파트 주변에 이동 투표소를 설치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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