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솔린 가격 인상으로 운전자들이 느끼는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 운전자가 타운 내 한 주유소에서 자동차에 개솔린을 넣고 있다. <박상혁 기자>
애물단지 된 SUV “진짜 팔고 싶어요”
한인 딜러에 문의 쇄도, 하이브리드 인기는 쑥
소비자들이 가격 변화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품목 가운데 하나는 개솔린이다. 자동차는 대중교통 시설이 미비한 미국에서 발의 역할을 하는 생필품에 가깝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개솔린 가격 등락에 웃고 울지 않을 수 없다. 몰고 다니던 자동차에 개솔린을 가득 넣는데 들어가는 돈이 20달러에서 50달러로 크게 올랐다면 소비자들은 어이가 없어 하며 할 말을 잃을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현실이 됐다. 국제 유가 인상 여파로 갤런 당 3달러 선을 유지하던 개솔린 가격은 이미 4달러를 훌쩍 넘어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개솔린 가격은 오름세를 거듭, 5달러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개솔린 가격 급등으로 마른 수건마저 짜고 있는 한인들의 생활고, 한인 사업체들의 어려움과 이를 견뎌내기 위한 노력 등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차 리스 끝나자마자 대중교통 이용
떨어져 사는 직원끼리 만나 카풀도
“주유소 가격표 보기가 겁나요.”
LA 한인 경제단체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한 여성은 “개솔린 가격이 너무 올라 생활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남가주에서 자동차를 몰지 않으면 어디를 쉽게 갈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동차를 타고 다니고 있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개솔린 가격 급등 기세가 꺾일 줄 모르자 한인들의 한숨은 절망이 가득한 절규로 바뀌고 있다.
출퇴근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개솔린을 물처럼 마시는 대형 자동차를 소형으로 교체하거나 아예 차를 팔아 버리려는 사람도 생겨났다.
개솔린 가격이 최고가 경신을 이어가면서 주유소를 찾는 운전자들은 가격표가 믿어지지 않는 듯 고개를 젓고 있고 주유소는 나름대로 “우리도 어쩔 도리가 없다”며 이들을 달래기에 급급하다.
타운에 살고 있는 20대 직장인 존 김씨가 자동차를 몰지 않은지 벌써 수개월 됐다. SUV의 리스 기간이 만료되자 개솔린 가격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을 것으로 판단, 이를 돌려주고 나서 2마일 떨어진 직장을 걸어서 출퇴근하는 등 자동차가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그는 “매달 400달러가 넘는 개솔린비 부담에서 벗어나니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졌다”며 “차편이 필요하면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풀러튼에 거주하고 있는 40대 한인 남성은 지난 5월 타운의 한 자동차판매점에서 2004년형 8기통 SUV 포드 엑스피디션을 팔아버리고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를 구입했다. 개솔린비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한 한인 자동차판매점은 “하루 평균 걸려오는 20여통의 고객 전화 가운데 50%는 월 페이먼트가 남아 있는 대형 자동차를 처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한인들은 개솔린비 지출을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온갖 노력을 해보지만 개솔린과의 싸움은 힘겹기만 하다. 그래서 직장인들 사이에 카풀이 점점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LA 한미은행 본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3명의 직원은 1년 전부터 주중에 매일 아침 아테시아 트랜짓 센터에서 만나고 있다. 각각 토랜스, 가디나, 레돈도비치에 살고 있는 이들은 이곳에 2대의 자동차를 두고 한 대의 차로 출퇴근하고 있다. 이들은 “카풀을 하면 개솔린비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프리웨이에서 카풀 레인을 선택할 수 있어 출퇴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개솔린 절약 운전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관련 웹사이트 등에는 주유할 때 개솔린을 가득 채우지 말고, 적정한 타이어 공기압을 유지하고, 고속으로 달릴 때 창문을 닫는 등의 절약 방법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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