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미국 전역에서 수백만명이 동시에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자녀들과 함께 책을 읽던 남편이 갑자기 부인이 보는 앞에서 사라져 버렸는가 하면, 운전하던 사람이 연기처럼 없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FBI의 젊은 두 형사가 이 사건의 원인을 추적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실종된 사람들의 가족을 탐방해 여러 가지 진술을 듣지만 특이한 점을 발견하지 못한다. CNN과 같은 뉴스 프로그램에서는 실종사건을 놓고 다방면의 전문가들을 불러 그들의 의견을 듣는다. 오랫동안 외계인들에 대해 연구해 온 학자는 이번 일은 우주인에 의해 발생한 것이 분명하다고 역설한다. 사회 종교문제의 전문가는 사교집단이 마술처럼 감쪽같이 사람을 유인한 후 실종된 것으로 가장한 사기극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한 개신교 목사는 이 사건은 성경의 예언대로 마지막 심판의 날이 임하기 전에 진정한 성도들(true believer)에게 휴거(rapture)가 일어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함께 자리한 사람들이 동시에 그 목사를 향해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 당신은 왜 이 자리에 남아 있소?” 나중에 그 목사는 교회로 돌아와 홀로 회개의 눈물을 뿌린다. 지식적으로 예수를 알고 그 예수를 강대상에서 전하기는 했어도 마음으로 예수를 믿지 못했던 자신의 가식적인 믿음을 통회 자복하면서 말이다.
얼마 전에 본 ‘The Moment After’라는 영화의 내용이다. 예전에도 휴거를 소재로 한 영화를 몇 편 봤지만 이 영화는 휴거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묵상하고 관련된 말씀을 찾아보게 만들어 준 좋은 작품이었다. 스토리 진행도 무척 사실적이고, 흥미진진하다. 일반적으로 크리스천 영화는 할리웃 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제작비용을 들이지 못하다보니 싸구려 티가 나게 마련인데 이 영화는 출연진의 수준급 연기와 흥미진진한 스토리 진행이 그런 점을 만회하고 있다. 여름방학 기간 가족들이 함께 볼 만한 영화로 강력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휴거는 어쩌면 성경의 예언 중 가장 믿기 어려운 사건이다. 휴거란 눈앞에서 사람들이 구름 속으로 끌려 올라가 그 곳에서 그리스도를 영접하게 된다는 것인데 데살로니가 전서 4장17절이 성경적 근거다. ‘그 후에 우리 살아남은 자도 저희와 함께 구름 속으로 끌어올려 공중에서 주를 영접하게 하시리니 그리하여 우리가 항상 주와 함께 있으리라.’
휴거를 나름대로 해석하고 준비했던 여러 사교집단 가운데 다미선교회가 있었다. 어느덧 15년 전의 일이라 기억이 희미하지만 당시 한국과 미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단체에 미혹돼 재산을 정리하거나 산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자살을 시도하거나 학교를 자퇴해 큰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결국 저들이 주장한 1992년 10월28일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같은 일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휴거를 믿는 건전한 종말론적 신앙은 크리스천들에게 꼭 필요하다. 예수님의 재림을 믿고 신자들이 구름 속으로 들림을 받아 휴거될 것이라는 믿음은 오늘날 사악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현실에 접목된 신앙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휴거가 언젠가 다가올지 모르기 때문에 그날을 대비해서 속세를 떠나 산속으로 은거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 속에서 누구보다 더 열심히 살며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주님이 기뻐하시는 종말론적 삶의 자세인 것이다.
백 승 환
(목사·예찬출판기획)
baekstephe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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