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짧지만 치열했던’ 그루지야 전쟁이 13일 러시아와 그루지야의 평화 중재안 합의로 사실상 종식됐다.
중국 베이징(北京) 올림픽이 개막하던 지난 8일 그루지야가 자치 영토인 남오세티야 수도 츠힌발리 공략에 나선지 꼭 6일 만이다.
며칠 간 그루지야 전역에서 들리던 포성도 이날 오전부터는 들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양측이 평화안을 얼마나 충실히 이행할 지, 우발적 사태가 발생해 전쟁이 재발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양국 평화안 합의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이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채택.서명한 `평화 6원칙’에 동의했다.
양측이 사실상 휴전 협정에 공식 서명한 셈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트빌리시에서 러시아-그루지야 분쟁의 씨앗이 된 그루지야 내 2개 자치공화국인 남(南)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의 장래 문제를 평화 중재안에서 삭제하는 `수정안’을 제시, 양국의 합의를 이끌어 냈다.
러시아-프랑스-그루지야 3국이 합의한 새 평화안은 이날 유럽연합(EU) 외무장관 회의에 부쳐 공신력을 확보한 뒤 향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의 근거로 제시된다.
하지만 새 평화안에는 두 자치공화국 내 러시아 시민권자 보호를 명목으로 진주한 러시아 평화유지군 처리 방안 등 민감한 문제들이 포함되지 않아 분쟁 재발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카슈빌리 대통령도 어떤 평화안 아래서도 그루지야 영토의 통합성이 문제되는 상황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혀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츠힌발리 구호 및 복구 작업 본격화
이번 전쟁에서 도시의 70%가 파괴되고 1천4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남오세티야 수도 츠힌발리에 13일부터 구호물자 공급이 활발해 지면서 구호 및 전쟁 피해 복구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오전 식량과 의류, 발전기, 의약품 등 각종 구호품을 실은 트럭을 북오세티야에서 츠힌발리로 보냈다.
또 아직도 전쟁의 공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정신과 의사들도 급파됐다.
프랑스에 이어 호주도 그루지야에 인도주의 원조를 약속했다.
◇ 향후 전망
러시아가 군사작전 종료를 선언하고 평화안에 서명을 하긴 했지만 그루지야의 적대행위 재개 시 언제든지 응징에 나설 태세여서 유혈 충돌 재개 가능성을 우려하는 그루지야와 남오세티야인들의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전날 압하지야 코도리 계곡 전투에서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압하지야군에 밀린 그루지야군이 퇴각하긴 했지만 언제 어느 지역에서 또 다른 불행의 씨앗이 탄생할 지 모르는 상황이다.
또 러시아와 그루지야,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등 이해 당사자들이 본격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다면 두 자치공화국의 분리독립 또는 자치를 놓고 당사자 간, 그리고 러시아와 서방과의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양측이 서로 `인종학살’ 행위를 자행했다고 주장하며 전쟁 책임자를 국제 사법재판소에 세울 요량이어서 그 결과 및 국제사회의 여론이 주목된다.
또 러시아와의 전쟁 패배로 입지가 좁아진 사카슈빌리 대통령의 퇴진 여부 등 향후 정치 행보도 관심거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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