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 뒷마당이 토마토 농장, 그 현장 체험기
빌 앤더슨이 위네트카의 집 마당에서 토마토를 거둬들이고 있다.
앤더슨이 올해 첫 번째로 수확한 피콜로 종의 토마토.
순수한 맛 찾기 위해 매니아들 희귀종 재배 열기
따뜻한 기후의 웨스트밸리, ‘집안농장’으로 적합
지난해 빌 앤더슨은 1만990개의 토마토를 재배했다. 이 수치에는 그의 애완견 버스터가 먹어치운 한 개의 토마토는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그는 5월2일에 첫 번째 2개의 토마토를 땄다. 마지막 11개를 수확한 날은 10월4일이다. 그리고 다섯 달 후 올해의 첫 토마토 묘종들을 심었다.
앤더슨과 그의 와이프 크리스틴 그리에고는 두 마리의 애완견과 함께 위네트카에 있는 대지 6,500평방피트의 조그만 집에서 살고 있다. 집 뜰에는 토마토 외에 일부의 잔디와 몇 그루의 나무, 수십 그루의 장미가 있다. 그 집에 가보면 그러나 앤더슨이 얼마나 토마토에 심취해 있는지 알 수 있다. 앞마당에는 사이드워크를 따라 토마토가 심겨져 있다. 현관문에
도 토마토가 그려진 사인 판이 달려 있다.
뒷마당은 그야말로 온통 토마토를 둘러 있다. 그 중의 일부는 밸리 지역의 태양에 노출돼 있고 일부는 판더로사 파인 나무의 거대한 그늘 아래 심겨져 있다.
그건 그렇고, 1만990개의 토마토라니. 앤더슨은 어떻게 그걸 알게 됐을까.
그는 토마토 재배과정을 꼼꼼히 기록해 놓는다. 토마토 시즌이면 이른 아침마다 잘 익은 토마토를 딴다. 그리고는 부엌 카운터에 늘어놓는다. 종류대로 분류하고 그것들을 인덱스카드에 기록한다. 그리고는 토마토를 스낵으로, 샐러드로 또는 소스로 먹는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수확한 토마토를 사람들에게 나누어준다. 또 많은 토마토를 얼린다. 지난 2월까지 앤더슨과 아내는 얼린 토마토를 친구들에게 나누어주었다.
2008년 시즌이 시작되자 앤더슨은 52개의 토마토 모종을 심어 1만5,000개의 토마토를 수확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당초 그와 그의 아내가 계획했던 것보다 많아진 것. 한 친구가 몇 개의 묘종을 주었고 자원봉사 행사에 참석한 대가로 토마토 묘종을 16개나 얻었기 때문이다.
3월말께 앤더슨과 그리에고는 토마토 심기 준비를 마쳤다. 앞마당 뒷마당 흙을 모두 갈아엎었다. 드라이브 웨이에는 커다란 퇴비 통이 놓여졌다. 그들의 생각에 웨스트 샌퍼난도 밸리는 토마토 재배에 아주 적합한 기후다. 이미 지난해 풍성한 수확이 이를 입증했다. 봄부터 날씨는 덥고 하늘에는 구름이 한 점도 없다. 이런 날씨가 계속된다면 5, 6월이면 첫 수확이 가능하다.
첫 번째 토마토인 파티오 종은 2월26일 컨테이너에 그 묘종을 심었다. 3월에는 그 크기가 포도만한 레드 커런트 등 9종류의 묘종을 더 심었다. 이 레드 커런트 종은 지난해에 상당히 재미를 보았었다. 다섯 나무에 포도만한 토마토 수천 개가 열렸던 것이다.
최근까지 그럴듯한 토마토 맛을 보려면 직접 심거나 농부들로부터 직접 토마토를 구입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수퍼마켓에서 파는 토마토의 맛이 상당히 개선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수퍼마켓에서 취급하는 토마토는 냉동 케이스에 넣어 파는 것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자연산의, 내처럴하게 익은 토마토의 맛은 날아가기 십상이다.
그래서 토마토 팬들은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는 토마토는 가보처럼 대대로 전해지는 희귀종의 토마토다. 이 토마토 종류는 상업용으로 재배되지 않는다. 거기다가 그 빛깔과 모양이 아름답고 맛 또한 특이하다. 그리고 영양가도 높다. 이런 종류의 토마토에 이들은 빠져 드는 것이다.
4월12일께는 앤더슨과 그리에고는 38그루의 토마토 나무를 재배하고 있었다. 그들은 나름의 특이한 재배방법을 개발했다. 앤더슨이 구멍을 판다. 그 구멍마다 그리에고는 날계란을 한 알 씩 깨서 떨어트린다. 그 위로 토마토를 심고 흙을 덮는다. 땅을 3~4인치 정도 북돋워 가능한 깊이 심는다. 그리고는 땅을 잘 밟아 다진다. 계란은 토마토에 주는 영양제다. 뿌리가 깊이 내리도록 심는 방법이다.
앤더슨이 토마토에 빠져든 건 올해로 3년째다. 현재의 아내 그리에고와 데이트 하던 시절 토마토 가꾸기의 재미에 대해 그녀에게 들었다. 2006년 그리에고가 16개의 토마토 묘종을 심었다. 그 관리를 앤더슨이 떠맡았다. 그리고 토마토 매니아들과의 교제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됐다. 이후 자신의 토마토 재배과정과 노하우를 정리해 웹사이트에 올리고 있다.
올해의 작황은 작년만 못하다. 이상 기후 탓이다. 일찍부터 날씨가 덥기 시작한 것이다. 토마토는 보통 더운 날씨에 잘 자라는 식물이다. 그러나 열기가 닥쳐오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때 이른 더위는 새 순을 죽인다. 또 토마토 나무에 스트레스를 안긴다.
이런 날씨에 앤더슨은 지난 6월 1,536개의 토마토를 수확했다. 지난해 6월의 1,259개 보다 많다. 그러나 7월의 수확은 1,629개로 지난해 7월의 6,154개에 비해 크게 뒤졌다.
어릴 적 추억을 되살려 주는
자연산 토마토의 그 맛과 향
“왜 사람들은 토마토 가꾸기에 빠져드는 것일까. 과거를 되찾기 위해서다. 어릴 적의 로맨틱한 기억을 되찾기 위해서다. 순수한 토마토의 맛이 배여든 어린 시절의 그 멋있던 저녁식사의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서다.”
가든 디자이너이자 ‘토마토 매니아’의 소유주인 스캇 데이그르의 말이다. 데이그르는 일반 수퍼마켓이나 상업용 토마토 재배농장에서는 볼 수 없는 수많은 종의 토마토 묘종을 해마다 선보인다.
1991년 토마토 팬들을 위해 각종 특수한 토마토 묘종을 판매 한 이후 ‘토마토 매니아’란 상호로 해마다 여섯 차례 이같은 쇼를 개최한다. 올해의 경우 캘리포니아에서 다섯 번, 커네티컷에서 한 차례 열렸다.
토마토의 종류는 수천 종이 넘는다. 이중 일반인들이 수퍼마켓이나 너서리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불과 몇 종이 되지 않는다. 상업용으로 재배되는 것들이다.
많은 토마토 팬들이 스스로 심고, 또 그 색깔과 모양을 완상하고, 그 특이한 맛을 보고 싶어 하는 토마토 종류는 이런 상업용이 아니다. 집안 대대로 전해져온 특수 묘종이다. ‘토마토 매니아’가 해마다 쇼를 통해 팬들에게 파는 토마토 종류가 바로 이 같은 특수 종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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