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전학 후 이매뉴얼 무디(가운데)는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는 이매뉴얼 무디는 오는 20일 테네시 원정경기에서 돌파구를 뚫어야 한다.
“인내하며 기회 기다리겠다”
올해 2경기서 달랑 2번 뛰어 2야드 그쳐
20일 테네시 원정경기서 돌파구 기대
“아직 나는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인내하며 기회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지난 2006년 시즌 초반 USC 풋볼팀에서 1년생으로 스타팅 러닝백으로 나서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가 발목부상으로 시즌을 접었던 한인혼혈 선수 이매뉴얼 무디가 현 전국랭킹 4위팀인 플로리다에서 제2의 도전에 나서고 있다. 전국 최고급 러닝백들만 10여명에 달하는 USC에선 출장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음을 감안, 그해 오프시즌 플로리다로 전학해간 무디는 NCAA(전국대학체육협회) 전학규정에 따라 지난해 1년간은 경기에 나설 수 없었고 올해부터 경기 출전이 가능해졌는데 기대한 것에 비해 출발이 영 신통치 못하다. 첫 경기인 하와이전에서 단 2번 러싱을 시도, 2야드를 얻는데 그친 무디는 2차전인 마이애미와의 경기에선 아예 경기에 나서지 못한 채 벤치를 지켜야 했다. 다치지 않은 건강한 몸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적은 생애 처음이었다. 그 때문에 일각에서는 무디가 플로리다 어반 마이어 감독의 ‘스프레드 스타일’ 멀티플 포메이션 오펜스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무디는 고교졸업 당시 퍼레이드 올아메리칸이자 전국에서 가장 치열한 영입전의 타깃이었던 선수였고 수많은 메이저 대학팀들의 구애를 뿌리치고 USC에 입학하자 마커스 앨런, O. J. 심슨. 레지 부시 등의 뒤를 이어받을 USC의 차세대 스타 러닝백 재목이라고 주목받았다. 그런 기대에 부응하듯 그는 1학년이던 2006년 시즌 첫 3게임만에 팀의 넘버 1 러닝백으로 떠올랐고 발목부상으로 시즌 마지막 4게임을 뛰지 못했음에도 불구, 459야드 러싱으로 그해 USC 러닝백 중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USC의 로스터를 살펴보면 그의 USC 전망은 전혀 밝지가 않았다. 이미 C. J. 게이블, 앨런 브래드포드, 스테폰 잔슨 등 쟁쟁한 경쟁상대들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조 맥나이트, 마크 타일러 등 당시 고교 탑2로 꼽힌 러닝백들이 USC에 오기로 결정됨에 따라 USC에선 아무리 잘해도 한 경기에 몇 번 뛸 기회를 얻기 힘들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는 미련없이 전학을 결심했고 그해 내셔널 챔피언을 차지한 플로리다에 새 둥지를 틀었다. 같은 디비전 I-A로 전학할 경우 1년을 쉬어야 하는 희생을 감수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플로리다에서 적응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현 팀 러닝백 가운데는 그만큼 재능을 가진 선수가 없었지만 문제는 쿼터백 팀 티보우와 와이드 리시버 퍼시 하빈이었다. 플로리다의 멀티플 포메이션 오펜스에서 이들은 실질적으로 러닝백 역할까지 겸하는 선수들이었고 설상가상으로 새로운 오펜스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은 무디는 경쟁구도에서 완전히 뒤쳐지고 말았다. 결국 하와이전에서 러닝백으론 5번째로야 필드에 나선 무디는 달랑 2번 뛰어보고 벤치에 앉았고 그후 그 경기는 물론 다음 경기인 마이애미 전까지 전혀 코치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마이어 감독은 그 이유도 전혀 설명해주지 않았다.
무디는 이에 대해 “약간 실망한 것은 사실이나 화가 나지는 않는다. 그래봐야 내게 좋을 일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왜 그렇게 됐는지 파악하고 이번 주는 달라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마이어 감독은 훈련 때 그에게 다가와 오는 20일 벌어지는 테네시와의 SEC(사우스이스턴컨퍼런스) 원정경기에선 뛰게 될 것이라고 통보해 그에게 한가닥 희망을 안겨줬다. 마이어 감독은 “그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무디는 “기회가 주어질 때 그것이 내게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마음가짐으로 뛸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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