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살다 이런 불경기는 처음 본다는 불평이 나오는 계절에 크레딧 카드를 이용한 신종 사기까지 극성이어서 한인 사업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워싱턴 DC에서 리커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김 모씨는 17일 “지난 주 비자 카드를 들고와 거액의 상품들을 사간 두 명의 흑인에게 두 차례나 사기를 당했다”며 “또다른 피해자들이 생길까 우려돼 제보를 한다”고 말했다.
김씨의 말에 따르면 20대로 보이는 용의자들은 8일 노스웨스트 펜실베니아 애비뉴와 24가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김씨의 가게에 들어와 물건을 고르기 시작했다. 비싼 술만 골랐는지 카운터에 가지고온 물건의 총액은 1,250달러나 됐다.
이들이 내민 카드를 긁었으나 문제가 있었는지 프로세스가 안됐다. 그러자 용의자들은 “비자카드 회사에 전화를 걸어보겠다”며 직접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하는 척 하더니 김씨에게 전화기를 내밀었다. 김씨는 “소위 비자카드 직원이 잔고가 있다며 번호를 누르라고 알려줘 그대로 눌렀더니 ‘Approval(결재 승인)’ 사인이 나왔고 물건들을 내줬다”며 “당시에는 이상한 점을 발견 못했기 때문에 금요일인 11일 이들이 다시 와서 비슷한 액수의 물건을 사갈 때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씨가 안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다음 날 자신의 은행에 확인한 결과 그 돈이 들어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참 후에야 그 돈이 다시 취소가 됐다는 걸 알게 됐고 사기라는 걸 직감한 김 씨는 부랴부랴 경찰에 신고해야 했다.
김씨는 “범인들이 지난 금요일 가져간 물건 값은 아직 내 은행에서 빠져나가지 않았지만 사실 포기하고 있다”며 “이런 종류의 사기범들은 난생 처음”이라고 혀를 찼다.
카드 회사 직원으로 가장해 범인들과 입을 맞추고 속인 수법까지는 이해하겠으나 어떻게 카드를 조작해 잠시 결재 승인이 나게 하고 또 은행에 입금까지 당분간 될 수 있도록 했는지 김 씨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한 전문가는 “카드회사에서 승인 코드를 주지 않고는 결재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프로세싱 기계 안에서 ‘오프 라인(Off Line)으로 사기를 친 것 같다”며 “물건을 팔고 싶은 욕심이 있어도 문제가 있는 것 같은 카드는 업주들이 절대 받지 않는 게 상책 ”이라고 말했다.
사기 행각을 벌일 당시 자신을 오바마 지지자로 밝힌 범인들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타주에서 왔고 현재 포시즌 호텔에 머물고 있다며 김씨를 안심시키는 수법을 썼다.
김씨는 “사간 물건들이 보통 흑인 범죄 조직 사이에서 자주 거래되는 것들인 점을 보면 이들 역시 범죄 집단에 연루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카드 서비스 회사가 충분히 예방교육을 시켜주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병한 기자>
■카드 사기 방지 요령
프로세싱 기계는 절대 손님이 조작 못하게 해야
1)절대 손님이 직접 카드 프로세싱 기계를 조작하지 못하게 하라.
‘오프 라인’ 버튼을 누르게 되면 기계에 임시적으로 아무 숫자나 승인 번호를 넣을 수 있게 되고 결재가 된 것처럼 나타난다. 그러나 이것은 카드 발급 은행과는 전혀 상관 없는 거래다. 업주의 은행에 입금이 된 것처럼 나타나도 카드 발급 은행은 나중에 이 사실을 확인한 후 ‘승인번호를 준 적이 없다’며 7-10일 사이에 ‘Charge Back(다시 돈을 꺼내가는 일)‘을 한다.
2) 카드를 긁고 난 후 ‘지급 거절(Decline), ‘전화(Call)’, ‘오작동(Card Error)’ 등의 사인니 나오게 되면 카드 발급 은행이나 카드 프로세싱 회사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라. 카드 프로세싱 회사는 여러 가지를 확인한 후 필요하면 승인번호를 다시 줄 수 있다.
문의 (703)399-0102 에릭 여 뱅크카드 서비스 워싱턴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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