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밝혀진 한인 담배밀매 조직 범죄행각
지난해 7월 워싱턴의 한인타운 애난데일에서 일제 검거된 대규모 한인 담배밀매조직이 청부 살인까지 의뢰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11일 애난데일을 거점으로 활동해온 한인 담배밀매 조직의 일망타진 과정<본보 2008년 7월18일자 단독 보도>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이들의 ‘대담한’ 범죄행각의 전모를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한인 담배밀매조직은 담배 밀매는 물론 세금 포탈과 돈 세탁, 신분증 위조, 심지어 청부살인까지 의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청부살인 의뢰는 이진웅과 차종우란 이름의 한인 2명에 의해 이뤄졌다. 이들은 담배 밀매 조직 검거를 위해 투입된 함정 수사요원에 소음기가 달린 권총 구입을 부탁했다. 또 ‘번개’라는 별명을 가진 한인을 없애달라는 청부살인을 의뢰했다.
뉴욕의 범죄조직원으로 위장한 ATF(알콜담배총기 단속국) 수사요원은 다른 요원을 살인청부업자라 속여 이들에 소개했다. 이진웅과 차종우는 이 ‘청부업자’와 ‘번개’를 살해하면 2천500달러를 주기로 계약을 맺었다. 얼마 뒤 ‘청부업자’는 ‘번개’가 욕조에서 피를 흘리며 살해된 것처럼 꾸민 사진을 보여주었다. 2006년 11월4일, 의뢰인들이 ‘Thank You’라고 쓴 봉투에 현금 1천 달러를 넣어 이 ‘청부업자’에 대가를 건넨 직후 이들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청부살인을 의뢰한 차종우와 이진웅은 각각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차와 이가 무슨 동기로 ‘번개’를 살해하려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차종우는 30대 중반의 버지니아 출신 한인으로 일명 ‘하늘’로 불려왔던 인물. 2000년대 초반 애난데일의 식당 ‘양평동 해장국’(현재 폐업)에서 웨이터로 일했으며 그 후 뉴욕으로 터전을 옮겼다.
이진웅도 30대로 건축업 등에 종사했으며 최근에는 뚜렷한 직업 없이 전전하다 뉴욕으로 거처를 이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살인을 의뢰한 일명 ‘번개’는 메릴랜드에 거주하는 40대 안팎의 한인 C씨로 알려졌다. ‘번개’는 뚜렷한 직업 없이 건달생활을 일삼아 온 것으로 전해졌으며 담배 밀매조직원들과도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한다. 그러나 밀매조직의 주모자격인 조정호(53) 등과 사소한 시비가 있어 조씨 측에서 별러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번개’는 이번 사건 이후 교회에 출석하는 등 과거 생활을 청산하고 성실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는 조정호 등 한인 15명과 백인 2명등 모두 17명으로 이뤄진 담배밀매조직은 20만 보루의 버지니아 담배를 뉴욕 등지로 팔아 넘겨 500만 달러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뉴욕 주의 담배세가 한 갑당 4.25달러인 반면 버지니아 주에서는 30센트에 불과한 점을 악용해 버지니아 담배에 가짜 뉴욕주 세금 납필증을 부착한 뒤 불법 유통시켰다.
이들에 대한 수사는 지난 2006년부터 2년여에 걸쳐 이뤄졌으며, 수사 요원이 이들과 담배밀매를 해 온 뉴욕 조직원으로 가장해 접근했다.
이들은 애난데일 인근인 백크릭 로드 선상에 방갈로를 마련한 뒤 봉제업체로 위장하기 위해 수십대의 재봉틀을 들여놓고 담배 밀매를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수사관들은 경찰을 불신하는 한인사회의 문화적 성향 때문에 수사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소개했다. 결국 ATF 요원이 다른 거대 범죄조직 단체의 요원이라는 소문을 낸 뒤 조직원이었던 조정호에 접근, 이들로부터 담배 거래를 하는 뉴욕 조직원으로 가장하면서 수사가 본격화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담배 조직은 지난해 7월 연방수사국(FBI)과 알콜담배총기단속국(ART),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 등의 합동단속으로 일망타진됐다.
주모자 격인 조정호는 얼마전 42개월형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형을 마친 뒤에는 한국으로 추방조치될 것으로 보인다.
<이종국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