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서 여대생 피살
정황상 경비원이 범인
총·지문 등 물증 없어
2번 연속 평결 불일치
9년전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 팜데일의 한 파킹랏에 도착한 살인과 수사관들은 푸른색 머스탱 앞좌석에 상체에 수발의 총탄을 맞고 숨져 있는 미셸 오키프(당시 18세·앤텔롭 밸리칼리지 학생)를 발견했다. 하지만 범인 검거에 도움이 될만한 증거는 아무데도 없었다. 총도 없었고 지문도 남지 않았다. 단지 총성을 들었다는 경비원의 증언만 확보한 상태였다.
5년간 지루한 수사 끝에 LA카운티 셰리프국 살인과 수사관들은 결국 경비원인 레이몬드 리 제닝스(34)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2005년 살인혐의로 체포했다.
하지만 LA카운티 팜데일 법정의 배심원단들은 지난주 살인혐의에 대한 배심원 불일치 평결을 내렸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이다.
검찰은 세 번째 재판을 준비하고 있지만 과연 살인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9대3 배심원 불일치가 이번에는 11대1로 압축된 것으로 보아 검찰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기도 한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또다른 배심원들을 상대로 재판이 진행된다면 검찰은 TV에서처럼 DNA나 지문과 같은 증거를 보기 원하는 배심원들의 소위 ‘CSI 효과’를 충족시켜줘야 한다는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검찰은 살인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증거보다는 정황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제닝스가 범인만이 알 수 있는 총격 순서를 정확하게 추론하고 있는 점과 첫 진술과 나중 진술이 차이가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주방위군인 제닝스는 사건 당일인 2월22일 레익 팜데일 인근의 팍앤라이드 파킹랏에서 비무장 경비원으로 혼자 근무하고 있었고 밤 9시20분께 오키프가 LA다운타운에서 비디오 촬영을 할때 입고 있던 짧은 치마에 자켓을 걸친 차림으로 친구의 차를 타고 도착했다. 제닝스는 잠시후 머스탱 쪽에서 수발의 총성이 울려 수퍼바이저에게 연락, 그가 도착할 때까지 차에 접근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제닝스는 처음 경찰 조사에서 총성 직전 피해자의 차량이 있는 장소를 순찰했다고 말했다가 후에 그곳에는 가지 않았다고 번복했다. 또 여성 수퍼바이저는 현장에 도착할 당시 피해자가 이미 숨졌다고 말했으나 제닝스는 맥박이 미약하게 뛰고 있었으나 증거가 없어질까봐서 응급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더더욱 제닝스는 범인이 아스팔트에 우발 총격을 가했고 이어 가슴을 총을 쏘고 차에 밀어넣어 얼굴에 수발의 총격을 가한 것 같다며 경찰에 정확한 순서를 말하기도 했다. 또 강간은 당하지 않은 것 같다고 아울러 진술했다.
검찰은 이들 정황으로 미루어 제닝스는 파킹랏에 오키프를 매춘부로 착각하고 접근했다가 거절당하자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제닝스의 변호사들은 단지 말을 많이 했다는 것만으로는 범인으로 입증할 수 없으며 제닝스의 증언중 한 부분은 사건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며 그의 무죄를 주장했다.
이번 평결 작업에서 끝까지 제닝스의 혐의를 인정할수 없다고 버틴 48세 여성도 “정황으로는 그가 범인임이 분명하지만 증거가 없이 살인혐의를 인정할 수는 없었다”며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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