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에 찔리고… 두드려 맞고… 성폭행 당하고…
정부 규제·감독 없어
매년 25만명 무방비 출발
인디애나에 있는 버틀러 대학에 재학중인 제니 클로츠(23)는 지난해 3학년을 자메이카에서 해외연수로 보낼 생각에 가슴이 설레었다. 그러나 꿈의 해외연수는 갑작스레 끝났다. 제니가 호스트 가정의 집으로 걸어가던 중 괴한의 공격을 받아 성폭행을 당하고 칼에 찔렸다. 사건 이튿날 자메이카 해외연수 프로그램 디렉터는 목과 가슴에 아직 마른 피가 묻은 파자마 차림의 제니를 마치 내버리듯 공항에 데려다 놓았다. 제니를 맞이한 부모들은 충격이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해외연수 프로그램들에 대해 정부의 규제나 감독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더 기가 막혔다.
해외로 단기 유학을 떠나는 미국 학생들이 최근 급증하고 있지만 해외 도처에 도사리는 위험을 경고하고 감독하는 체계가 없어 관계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USA 투데이가 2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2006~2007학년도에 거의 25만명이 해외연수를 다녀와 10년 전에 비해 무려 150% 증가했다. 또 10년 내에 해외 단기 유학 인원을 100만명으로 늘리기 위한 장려 법안이 올해 연방 양원에서도 상정됐다. 이에 따라 해외연수 프로그램들도 급증해 그 종류만도 올해 9,000가지에 달한다. 이는 1999년에 비해 80% 증가한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소중한 경험과 함께 무사히 돌아오지만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제니와 같은 피해를 입는지는 알 방법이 없다. 사고가 있어도 보고해야 하는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에도, 국무부에도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감독할 권한이 없다.
2007년 탄자니아에서 폭행 피해를 입은 레이철 제이미슨(25)은 자신에 대한 기사가 지역 언론과 인터넷 저널에 보도된 이후 200명 이상의 학생들로부터 비슷한 일을 경험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니가 다녀온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한 버몬트주 소재 국제연수학교(SIT)의 경우 학생들이 지역문화 속에 심취할 수 있는 알찬 프로그램으로 평판이 높았었다. 제니는 버틀러 대학이 승인한 프로그램이어서 이를 믿었었다.
한 학생은 칼을 휘두르는 남성에 의해 거리에서 끌려간 적이 있었고 버스운전사가 다른 학생의 가슴을 어루만졌다. 학생들은 프로그램 디렉터에 신고했지만 별 반응이 없었다. 뒤늦게야 학생들은 도착하기 몇 달 전 평화봉사단(Peace Corps)이 킹스턴에서 자원봉사자들을 모두 철수시킨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SIT는 자메이카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학생들에게 1만5,000달러 연수비의 절반을 상환해 주겠다고 제의했다.
#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고려할 때 주의사항
▶스폰서가 유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지 확인.
▶범죄, 질병, 사고 등 과거에 있었던 사건들에 대해 문의하고 어떻게 대처했는지 알아본다.
▶학생을 유치하는 가정을 어떻게 선별하는지, 문제가 있을 경우 이사할 수 있는지 등을 알아본다. 화재 알람, 소화기 등의 안전시설을 확인한다.
▶교통, 관광 및 문화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기관에 적용되는 보건 및 안전기준에 대해 문의한다.
▶문서에 서명할 때 어떤 부분이 커버되는지 분명히 알고 안전이나 건강에 문제가 있을 때 어디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둔다.
▶유학 프로그램이 국제교육유학포럼협회(NAFSA)에서 설정한 보건 및 안전기준을 충족하는지 문의한다.
▶보험이 어떤 부분을 커버하고 어떤 문제를 커버하지 않는지 확실하게 알아둔다. 도움이 필요할 때 어떤 24시간 응급 원조가 있는지 알아둔다.
<우정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