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정글에 파견된 평화봉사단 알렉산드라 핫킨스의 생활환경은 안락과는 거리가 멀다 : 사우나 같은 찜통 열기, 곳곳의 독사들, 그리고 몇 마일저쪽엔 약탈을 일삼는 콜럼비아 반군들. 그러나 국제개발 분야 전문직 지망생인 뉴햄프셔 출신 25세 미국여성 핫킨스는 이곳에서의 몇 년 봉사가 값진 경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그녀는 이 저소득층 커뮤니티가 의료용 비누제조 비즈니스 등을 성공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번 봉사가 젊은 자신의 공공 서비스에 대한 열정과 보다 긍정적인 미국의 이미지 심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오바마 영향받은 이상주의와 국내 취업시장 악화가 원인
작년보다 40% 증가한 2만5천명·50세 이상 신청자도 늘어
“이분야가 내가 정말 원하는 일인지를 시험하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라고 핫킨스는 말한다. 그녀는 지난 10월 평화봉사단에 가입하기 전엔 보스턴에서 커뮤니티 운동가로 일했었다. “난 평화봉사단식으로 커뮤니티와 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선물만 주고 오는 게 아니잖아요”
이상주의와 실용주의가 적절히 불붙인 결과라고나 할까, 평화봉사단을 찾는 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취업사정이 나쁜 요즘 같은 때 택할 수 있는 좋은 훈련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오바마 대통령의 공공봉사 사명에 대한 캠페인 및 평화봉사단에 대한 잦은 언급도 자원봉사를 증가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지난 달 애리조나 주립대의 졸업식 연설을 통해서도 오바마는 평화봉사단은 “이상적인 기회와 평등과 자유를 추구하기 위해 다른 나라와 함께 일하는 우리의 사명을 보여주는 미국의 제도”라고 찬사를 보냈다.
평화봉사단 관계자는 금년 들어 2만5,000명을 넘어선 인터넷 가입신청의 대부분은 ‘오바마 효과’ 덕이라고 말한다. 작년 동기간보다 40%나 늘어났으며 2008년 전체 신청자보다도 16%가 증가한 숫자다. 특히 금년의 새로운 추세는 50세 이상의 신청자가 늘어났다는 것. 전체의 7%로 예년 평균 4%보다 훨씬 많아졌다.
경제위기로 인해 상당수 정부프로그램이 단축된데 반해 평화봉사단 예산은 오바마의 배려로 증가할 전망이다. 만약 의회가 9% 인상된 3억8,000만 달러 규모의 내년 예산을 승인한다면 평화봉사단 자원봉사자 수는 현재의 7,876명 보다 늘어나게 될 것이다.
“요즘 가입신청은 말 그대로 치솟고 있다”고 평화봉사단 디렉터 조디 올슨은 말한다. 금년에 자원봉사자 수가 급성장 할 것이라는 것. “오바마는 미국인들이 정말 부탁받고 싶어 하는 것을 대변했습니다. 우린 국내에서든, 해외에서든 봉사가 중요하다는 말을 듣기 원하니까요”
요즘은 평화봉사단에겐 좋은 시절이라 할 수 있다. 1961년 케네디 대통령이 창설한 평화봉사단은 1966년 자원봉사자가 1만5,000명에 달하는 전성기를 누렸으나 1982년엔 5,000명 미만으로 줄어들었었다.
“아부그라이브나 관타나모 수용소등으로 미국의 명성이 손상된 후 미국의 이상주의가 되살아나는 것은 정말 신선하고 고무적인 현상이다”라고 그 자신 1960년대 말 콜럼비아에서 평화봉사단으로 일했던 마이애미대학 정치학 교수 브루스 베이글리는 말한다.
올슨에 의하면 아직 평화봉사단이 가있지 않은 20개국에서 농사와 에이즈 관련 전문가와 영어교사 등의 파견을 요청해 왔으나 예산관계로 들어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도 르완다와 라이베리아, 이디오피아 등엔 10여년 만에 다시 파견할 수 있게 되었다. 핫킨스가 나와있는 파나마의 경우도 5년 전 100명에서 지금은 160명으로 늘어났다.
48년 역사를 가진 평화봉사단에 대한 평가가 다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일부에선 ‘개발도상국 관광’이라는 비판도 제기되었고 또 일부 봉사단원들의 경우 2년 임기동안 별 목표 없이 시간만 보내다 돌아오기도 한다.
파나마 미대사관의 농업자문관 데일 마키는 이런 비판을 일축한다. 칠레에 평화봉사단으로 파견되었던 경험이 있는 그는 이런 봉사활동이야말로 “리더십을 개발하고 해외에서 미국의 이미지를 선양시키며” 미국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연방의회에도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의원(민주)을 비롯 5명의 평화봉사단 출신의원들이 있다.
이구아나 양식농장을 세우기 위해 유엔에 2만 달러 그랜트를 신청 중인 파나마 산타페 주민 마르셀리나 노리에가는 핫킨스의 도움이 절대적이라고 고마워한다. “그녀는 아무 것도 몰랐던 우리를 가이드해주고 있습니다”
이곳에 3년을 체류하며 비료제조 기술을 가르쳐온 시카고의 예미이마 이스라엘(26)은 체류기간을 연장했다. 미국의 취업사정이 나쁜 것이 큰 이유다. 국제보건관련 전문직으로 진출할 계획인 이스라엘은 파나마에 오기 전에는 해비타트 집짓기 봉사에 참여해 봉사했었다.
핫킨스나 이스라엘이 받는 봉급은 월 320달러로 파나마의 최저임금 수준이며 파나마정부의 느림보 행정 때문에 애먹는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러나 마음을 열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려고 애쓰면 우리의 원래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라고 이상과 열정에 넘치는 이들은 활짝 웃으며 씩씩하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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