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적 성공을 거두고 자본을 축적해 온 미주 한인 기업들의 직접 투자나 개발 프로젝트 참여, 산업단지 입주 등의 형태로 한국으로의 진출이 늘고 있다.

LA무역관(관장 김상철)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한국으로 투자 진출을 확정한 한인 기업으로는 환경에너지 업체 E2(대표 체스터 손), 냉장고 제조업체 터보에어(Turbo Air·대표 브라이언 김), 에너지업체 스피어재생에너지(Sphere Renewable Energy·대표 해리슨 최) 등이 꼽힌다.

한국 대우 일렉트로닉스의 영업용 냉장고 사업부문을 인수하기로 한 미주 한인 기업 터보에어사의 브라이언 김 대표.


터보에어·E2·스피어재생에너지 상반기 투자 확정
원화하락 여건 유리… 유니테크·미가미도 진출타진


터보에어사는 올해 3월 LA에서 광주시와 상업용 냉장시설 관련 MOU를 체결한 것을 비롯해 인천의 ‘대우 일렉트로닉스’의 상업용 냉장고 사업부문(170억원·약 1,400만달러)을 매입키로 했다. 터보에어는 이 사업체를 광주로 이전하고, 동시에 1,300만달러 상당의 추가 투자를 연내에 추진할 예정이며, 전체 투자규모가 3,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본보 11일자 보도>

E2사는 정수처리 제조시설 관련, 경상북도와 5,000만달러 상당의 투자 MOU를 체결하고, 경산시 테크노파크에 입주하기로 결정했다. E2사는 전기화학장치로 정수를 하는 최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12년부터 모든 선박에 의무적으로 정수장치를 부착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문의 시장규모가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피어재생에너지사는 태양광 발전용 폴리실리콘 생산설비 관련해 올해 5월 말 경기도와 1,000만달러 상당의 MOU를 체결했다. 이 회사만의 기술인 ‘그린실리콘’ 방식은 기존 태양광 발전에 비해 생산비용을 약 70%까지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에서 불고 있는 친환경 에너지 생산 추세가 확대될 경우 향후 투자규모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시장 진출은 LA 의류업체의 대표기업인 포에버21(회장 장도원)이 서울 명동에 매장을 연 것을 비롯해 한국의 대표적 인터넷 샤핑몰이던 ‘인터파크’ 지분 확보, 과천에 샤핑몰 투자 추진 등으로 가장 활발한 기업으로 꼽혀왔다.

최근 다른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원화가치 하락과 경기하락에 따른 한국의 자산가치 감소, 한국시장의 성장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또 투자 내용이 주로 한국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인 환경산업을 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LA무역관을 통한 투자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 중이어서 올 하반기에도 여러 건의 투자가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유니테크(Unitech·대표 김전수)사는 풍력발전 관련설비 투자진출과 관련해 7월께 경상남도와 1억달러 규모의 MOU를 체결할 예정이며, 의약품 제조시설 투자를 추진중인 미가미(Migami·대표 폴 박)는 약 3,000만달러의 예산으로 한국 내 부지 물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냉동기 압축기 제조업체인 콰이어트사이드(Quietside·대표 이상우)도 한국내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어서 올해 내 가시적 성과가 예상된다.

LA무역관은 신재생에너지 관련 한인기업의 한국에 대한 투자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기업간 교류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서울 명동에 진출한 의류업체 포에버 21 매장.

<배형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