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vs. 필 미켈슨’
18일 뉴욕주 롱아일랜드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스테이트팍 블랙코스(파70·7,426야드)에서 막을 올리는 제109회 US오픈 골프대회에서 거의 모든 포커스는 우즈와 미켈슨에 맞춰질 것이다. 세계 골프랭킹 1, 2위로 최고의 수퍼스타들이고 또한 최고의 라이벌 관계인 이들에게 시선이 모아지는 것이야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지만 이번 대회만큼은 좀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미켈슨은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특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부인 에이미가 얼마 전 유방암 진단을 받고 다음달 1일 수술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 다행히 유방암이 아직 초기라는 진단이 나와 이번 대회에 나설 수 있게 됐지만 이 대회를 마치고는 다시 부인의 투병을 함께 하기 위해 투어를 떠날 예정이다. 다음달에 있을 브리티시오픈도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미켈슨에 대해 유독 열렬한 성원을 보내온 뉴욕팬들은 이미 이번 대회에서 미켈슨에게 역사상 그 어느 골퍼도 받아보지 못한 열렬한 응원을 안겨줄 채비를 마친 상태다.
부인 옆을 지키다 17일에야 대회장에 도착, 처음으로 연습라운딩을 가진 미켈슨은 공식 인터뷰에서 “그녀(부인)가 병실에 실버트로피(US오픈 우승컵)를 갖고 싶다고 했다”면서 “그 소원을 들어줄 것”이라고 우승을 향한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그는 또 “어차피 나는 이 대회 후 당분간 대회에 나올 수 없으니 이번 대회에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켈슨은 US오픈과 맺힌 한이 많다. 이미 그는 베스페이지 블랙에서 벌어진 지난 2002년 대회를 포함, 지금까지 US오픈에서 4번이나 준우승을 차지하며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번에 그 징크스를 깨고 일생일대의 도전을 앞둔 아내에서 US오픈 트로피를 선사할 수 있다면 그것은 미켈슨 생애 가장 의미있는 승리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관문은 만만치 않다. 우선 디펜딩 챔피언인 우즈가 있다. 우즈가 미켈슨의 처지에 동정은 하겠지만 그렇다고 우승트로피를 양보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지난해 토리파인스에서 벌어진 대회에서 한쪽 다리를 끌고 91홀까지 가는 혈전 끝에 골프역사상 가장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하며 생애통산 14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우즈는 올해 대회에서도 단연 최고의 우승후보다. 2주전 메모리얼에서 마지막날 4타차를 뒤집는 역전극을 펼치며 커리어 메이저 15승 겸 첫 US오픈 2연패를 달성한 모멘텀을 마련했다.
또 다른 관문은 바로 대회장인 베스페이지 블랙코스다. US오픈 역사상 두 번째로 긴 이 코스는 지난달 이 지역에 내린 많은 비로 인해 더욱 길게 플레이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 골퍼에게 최고의 도전이 될 것이다. 미켈슨과 우즈의 이번 베스페이지 대결은 올해 세계골프 최고의 하일라이트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드라마틱한 우승을 차지했던 우즈는 2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미켈슨은 유방암 수술을 앞둔 부인에게 US오픈 트로피를 선사하는 것이 소원이다.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