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09회 US오픈 1R 폭우로 중단… 플레잉 컨디션 더 어려워 질 듯
타이거 우즈와 파드렉 해링턴이 2번홀에서 우즈가 친 드라이브샷을 지켜보고 있다.
US오픈에선 진흙 묻은 볼 집어들어 닦을수 없어
올해 세계골프 2번째 메이저인 US오픈 첫날 경기가 폭우로 인해 오후 티오프 예정선수들이 한 명도 코스에 나서지 못한 채 중단됐다. 더구나 기상예보는 이 지역에 주말 내내 폭우가 계속될 것으로 나와있어 대회가 예정대로 치러질 수 있을지조차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18일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스테이트팍 블랙코스(파70·7,455야드)에서 막을 올린 제109회 US오픈 골프대회는 계속 내린 비로 인해 경기시작 3시간15분만에 중단됐고 결국은 이날 경기를 재개하지 못했다. 이날 가장 많은 홀을 마친 선수가 11홀을 끝냈을 뿐이었고 필 미켈슨과 앤소니 김 등 오후 티타임 선수 78명은 아예 코스에 나가지도 못하고 하루가 지나갔다. 대회 리더보드에는 11홀을 마친 제프 브레허트, 3홀을 친 라이언 스피어스(이상 미국)와 앤드루 파(캐나다), 그리고 4홀을 끝낸 요한 에드포스(스웨덴) 등 낯선 선수 4명이 1언더파로 공동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대회 2연패와 통산 15번째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하는 ‘황제’ 타이거 우즈는 7번홀에서 경기중단 사이렌을 들었는데 6홀까지 1오버파를 쳐 선두에 2타 차 공동 12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우즈는 이날 첫 티샷을 엄청난 훅을 냈으나 볼이 상품판매용 텐트에 맞고 튀어 갤러리들이 걸어다니며 밟아놓은 러프에 떨어지는 바람에 세컨샷을 그린 옆 벙커에 보낸 뒤 파세이브에 성공하며 다소 행운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그는 5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했으나 곧바로 6번홀(파4)에서 버디로 1타를 만회했는데 경기후 “생각보다 많은 홀을 마친 것 같다. 여기저기에 물이 고여있었다. 아주 힘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USGA(미 골프협회) 경기위원장인 마이크 데이비스는 “현재 나와있는 일기예보가 정확하다면 일요일에 대회를 정상적으로 마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US오픈이 플레이오프없이 월요일에 끝난 것은 지난 1983년이 마지막이었다.
한편 8번홀까지 마친 최경주도 우즈와 같은 1오버파 그룹에 포함됐다. 최경주는 전반 두 개 파3홀인 3번과 8번홀에서 모두 보기를 범했고 유일한 파5홀인 4번홀에서 버디를 잡았다. 최경주와 우즈가 올라있는 1오버파 그룹에는 짐 퓨릭, 비제이 싱, 제프 오길비, 폴 케이시, 헨릭 스텐손, 스티브 스트릭커 등 우승후보들이 대거 포진했다.
최경주가 험난한 조건에서도 가장 무난한 출발을 보인 가운데 나머지 한인선수들은 힘든 하루를 보냈다. 찰리 위는 첫 7홀에서 보기만 3개를 범하는 힘겨운 스타트를 끊었고 한국투어 상금왕 출신인 배상문은 7홀동안 더블보기와 보기를 2개씩 범해 6타를 잃으며 단숨에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앤소니 김은 오후반이었던 관계로 홀에 나가보지도 못했다.
한편 이미 US오픈 역사상 두 번째로 긴 코스에서 펼쳐지는 이번 대회는 악천후로 인해 선수들에게 더욱 어려운 고행을 예고하고 있다. 볼이 전혀 구르지 않아 전장보다 훨씬 긴 코스가 된 가운데 비가 그치더라도 페어웨이가 진흙 뻘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반 PGA투어 대회와는 달리 USGA가 주관하는 US오픈에선 볼에 진흙이 묻었을 때 페어웨이에서도 볼을 집어들어 닦은 뒤 다시 놓고 플레이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진흙 묻은 볼을 그냥 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지는 뻔하다. 또 아무리 날씨가 나빠도 대회가 72홀보다 단축될 수도 없다고 한다. 이래저래 선수들은 힘겨운 주말을 각오해야 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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