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 6년만에 두 번째이자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따낸 루카스 글로버가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치켜들고 있다.
미켈슨·듀발 2타차로 제치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 잡아
유방암 수술을 앞둔 아내에게 사랑의 우승컵을 선사하려던 필 미켈슨도, 깊고 깊은 나락에서 벗어나 10년 전 세계 1위의 영광을 부활시키려던 데이빗 듀발도 아니었다, 악천후로 인해 5일만에 막을 내린 2009 US오픈에서 하늘이 챔피언으로 택한 선수는 비교적 무명의 PGA투어 중견선수인 루카스 글로버(29)였다.
22일 뉴욕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스테이트팍 블랙코스(파70)에서 막을 내린 대회 5일째 최종일 경기에서 글로버는 마치 바위처럼 안정된 플레이로 미켈슨과 듀발, 그리고 36홀 리더였던 릭키 반스 등 3명을 2타 차로 제치고 우승,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US오픈에서 따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3오버파 74타를 친 글로버의 최종스코어는 4언더파 276타였고 미켈슨과 듀발, 반스 등 3명이 2언더파 278타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타이틀 2연패에 도전했던 ‘황제’ 타이거 우즈는 글로버에 4타 뒤진 이븐파 280타로 공동 6위에 그쳤다. 지난 2005년 후나이클래식에 이어 생애 두 번째 타이틀을 메이저에서 챙기며 우승상금 135만달러를 받은 글로버는 세계랭킹이 71위에서 18위로 수직 점프했다.
비록 생애 첫 메이저 도전이었으나 글로버는 인상적인 안정된 플레이로 피 말리는 레이스가 펼쳐진 마지막 12홀동안 최소한 공동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15번홀까지 보기만 4개를 범했으나 이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잡아낸 버디가 기가 막힌 타이밍에 나와 우승의 향방을 결정지은 결정타가 됐다. 후반 무섭게 치고 올라온 미켈슨, 듀발과 함께 3오버파로 공동선두를 달리던 글로버는 한 홀 앞서가던 미켈슨이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한 직후 16번홀(파4)에서 173야드 세컨샷을 8번 아이언으로 홀컵 6피트 옆에 붙여 버디를 잡아 순식간에 미켈슨에 2타차 리드를 잡았다. 그리고 그가 17번홀 티박스에 올라섰을 땐 그린에선 듀발의 5피트 파펏이 홀컵을 한바퀴 돌고 나왔고 이로 인해 듀발과의 차이도 2타로 늘었다.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눈앞으로 다가온 가슴 떨리는 순간. 하지만 글로버의 안색은 물론 바위 같은 플레이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364야드로 줄여서 플레이한 마지막 18번홀에서 그는 6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한 뒤 9번 아이언으로 볼을 그린에 올려 투퍼팅으로 마무리하며 2타차 리드를 지켜냈다.
반면 미켈슨은 후반 한때 공동선두로 올라서며 스토리 같은 승리를 따내는 듯 했으나 또 다시 결정적인 순간에 흔들리며 생애 통산 5번째로 US오픈 준우승에 그쳐 그를 열렬히 응원한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선두에 3타차로 뒤져있던 미켈슨은 12번홀에서 35피트짜리 롱 버디펏을 홀컵에 떨군 뒤 13번홀(파5)에서 세컨샷을 4피트 옆에 붙여 이글을 잡으며 단숨에 글로버와 공동선두로 떠올랐고 그의 우승을 확신한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그는 15번홀에서 3피트 파펏을 놓치며 스리퍼팅으로 보기를 범해 1타를 잃었고 글로버가 같은 홀에서 보기를 범해 다시 공동선두가 된 후엔 17번홀에서 8피트 파펏을 살려내지 못해 또 한 타를 잃으며 고개를 떨궜다.
한편 10년전 세계 1위에서 끝없는 추락 끝에 현재 세계 882위까지 떨어진 듀발은 이번 대회 최고 서프라이즈였다. 그야말로 홀연히 나타나 우승에 도전한 그는 14, 15, 16번에서 3연속 버디를 낚으며 막판 역전드라마를 노렸으나 17번홀에서 5피트 파펏이 홀컵이 외면하면서 기적같은 컴백우승 꿈을 접어야 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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