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승 한미은행장은 한국 자본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미주 한인사회 최대 은행인 한미은행의 한인사회에 대한 의지와 서비스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한미은행이 더욱 발전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한미은행 유재승 행장이 23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미주 한인사회 최대 은행인 한미은행이 경기침체와 금융위기의 높은 파고에도 불구하고 굳건히 중심을 지켜온 데는 지난 1년간 ‘한미호’의 선장이자 조타수로서 진두지휘한 유 행장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 1년간을 회고하며 위와 같이 소감을 밝힌 유 행장으로부터 한미은행의 현재와 미래, 앞으로의 경영 계획을 들어봤다.
외부인사 영입‘책임 경영’… 조직 슬림화 차츰 성과
-한국 리딩증권의 투자에 대해 주가가 2달러대를 돌파하는 등 시장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한미은행장으로 이번 투자를 평가한다면.
▲지난해 6월 취임한 후 한 달도 안 돼 패사디나 인디맥뱅크가 문을 닫으면서 본격적인 시발점이 된 미국 금융업계 위기에서 한미은행을 비롯, 한인은행들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경기침체에 따른 부실대출 손실과 퍼시픽유니온뱅크(PUB) 인수에 따른 회계상의 손실, 또 원화의 폭등으로 인한 예금고 이탈 등 사실 악재의 연속이었다. TARP 자금이 지연되면서 시장에서 한미은행의 자본 건전성과 미래에 대해 걱정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투자는 한미은행의 주가가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돼 있고 한미은행의 펀더멘털은 건전하다는 것을 시장이 인정해 줬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 또 이번 투자는 1차에 불과한 것으로 조만간 더욱 큰 규모의 2차 투자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한국자본 투자로 커뮤니티 은행으로서의 한미은행의 색깔이나 경영방식의 변화를 우려하는 한인 커뮤니티의 시각도 존재한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일부 한인들의 우려를 이해한다. 그러나 분명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미은행의 텔러부터 행장, 이사진은 한인 이민자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설립한, 또 미주 한인사회 최대은행으로 성장한 한미은행이 갖는 상징성과 한인사회에 대한 한미은행의 역할과 책임을 항상 인식하고 있다. 한미은행이 어디 가겠는가? 직원들이 모두 한인이고 주 고객도 한인사회로 한인사회가 없는 한미은행은 존재할 수 없다. 한국인 투자자들은 황금알을 낳아줄 한미은행에 해가 될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 부분은 한국 투자자와도 교감을 나눴다.
-지난 1년간 한미은행장으로 부임하면서 한미은행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한미은행은 지난 1년간 조직개혁, 경영 효율성 면에서도 한인 리딩뱅크로서 가장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금융과 기업부문에서 명성이 있는 외부 전문 인사들의 이사 영입을 통해 로컬 한인은행 중 유일하게 창립이사가 전체의 과반수가 안 된다. 이를 통해 경영진은 인사권 등 경영부문에서 경영에만 매진할 수 있다. 물론 경영진은 경영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한 책임을 질 것이다. 또 오랫동안 공석이었던 최고 대출책임자(CCO) 등 주요 간부직에 유능한 한인을 채용했으며 지역 본부를 5개에서 2개로 줄이는 등 방대했던 조직을 슬림화했다. 최고 마케팅책임자(CMO)직 신설 등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여신관리 시스템을 보강, 행장과 최고 재무책임자(CFO), 대출부서 주요 책임자로 구성된 대출위원회가 매주 열린다. 아무리 바빠도, 다른 미팅은 못 가도 대출위원회에는 반드시 참석을 하고 있다.
-1년 전 한미은행장으로 취임 때 뉴욕에서만 근무하면서 LA 한인사회에 대해 생소하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1970년 현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행, 2007년까지 37년간 줄곧 우리은행에 있으면서 한국과 미국에서 절반을 근무, 미국 사정에 밝다고 자부한다. 또 업무차 남가주를 수시로 방문했으며 특히 2005년 우리아메리카 은행장 당시 처음으로 캘리포니아주에 지점을 개설하는 등 나름대로 남가주 한인사회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한미은행장으로 추진할 앞으로의 주요 사업 계획은.
▲행장에 취임하면서 가장 우려했던 자본확충 문제가 가닥이 잡힌 만큼 그동안 다소 위축됐던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한미은행의 지점망은 남가주에 너무 집중돼 있다. 따라서 한때 추진했었으나 포기해야 했던 미 동부지역 진출을 반드시 달성하겠다. 또 한미은행 정도의 규모면 이제는 한국에도 진출할 때가 됐다고 판단, 한국지점 개점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환율이 안정되고 예금유치 캠페인이 성공을 거두면서 예금고도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앞으로 한인 사업주를 위한 대출도 지속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한미은행장으로 한인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타 소수민족이 한인사회에 대해 가장 부러워하는 것 중 하나가 지난 20년간 한인은행들의 눈부신 확장과 성장이다. 이는 한인사회의 성원과 관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것으로 은행원의 한 사람으로 깊이 감사를 드린다. 한인사회가 없이 한인은행이 존재할 수 없듯이 한인은행이 없는 한인사회의 경제적 발전도 불가능하다. 같은 언어를 구사하는 한인 은행원의 휴먼서비스는 한인은행에서만 가능하고 한인은행들이 제공하는 예금이자는 주류은행보다 1% 정도 항상 높다. 최근 14개 한인은행이 ATM망을 통합하면서 고객 편리도 한 차원 업그레이드됐다. 한인은행들은 아직도 고객의 부도를 막기 위해 전화통보를 해주고 있는데 사실 어느 주류은행이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는가. 한인들의 한인은행 애용이야말로 한인은행들이 현 위기를 극복하고 제2의 도약을 이루는데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유재승 행장 약력>
1970년 - 서강대 무역학과 졸업
2004년 -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최고경영자과정
1970년~2007년 - 우리은행, 우리아메리카은행
2001년~2007년 - 우리아메리카은행장
2008년~현재 - 한미은행장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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