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만에 문을 닫을 위기에 몰린 LPGA 제이미 파 클래식에 찾아온 팬들이 선수들 포스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캐롤린 비븐스 LPGA투어 커미셔너
“현재 투어가 직면한 여러 문제 단지 경제적 여건 때문으로만 볼 수 없다”
내년 개최 계약 끝난 대회 10개 뿐
‘위기의 LPGA투어’ 선수들이 커미셔너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6일 골프위크.com 보도에 따르면 제이미 파 오웬스코닝 클래식이 시작된 지난 2일 로레나 오초아와 폴라 크리머 등 많게는 15명 선수들이 모여 스폰서를 줄줄이 잃고 있는 투어 컨디션과 리더십에 대해 논의했다. 그리고는 LPGA투어 이사회(Board of Directors)에 캐롤린 비븐스 커미셔너의 퇴진과 새 리더십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서한에는 “현재 투어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단지 경제적 여건 때문으로만 볼 수는 없다”며 “오래된 대회 스폰서들과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서한에 이름을 올린 선수가 정확하게 몇 명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골프위크는 “비븐스 커미셔너와 직접 연락이 닿지 않았지만 데이빗 힉든 투어 대변인이 투어 임원들이 서한을 본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힉든 대변인은 비븐스 커미셔너가 8일 막을 올리는 US여자오픈에 나타날 예정이지만 “USGA 주관 대회에서 LPGA투어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의 모임은 오는 10월15일 하와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카팔루아 LPGA클래식이 타이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취소됐다는 지난 주 발표가 나온 직후에 열린 것으로 크리스티 커와 나탈리 걸비스도 참여했다. 선수들은 지난달 스테이트 팜 클래식 때 열린 제너럴 미팅에서도 내년 개최 계약이 끝난 대회는 10개밖에 안 된다는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LPGA투어는 2007년 이후 7개 대회가 타이틀 스폰서 부족 등의 이유로 폐지되고 6개 이상의 대회는 스폰서 없이 열리는 등 점점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올해를 끝으로 맥도널즈와의 계약도 만기돼 메이저대회 LPGA 챔피언십의 스폰서도 새로 찾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비븐스 커미셔너는 선수들의 ‘영어 의무화’를 추진하다 도마에 오른 적도 있고, 올해 초에는 SBS오픈이 열리는 도중 LA로 날아와 다른 한국 방송사와의 계약을 발표, “그 동안 후원해준 스폰서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장정(29)은 투어 사정에 대해 “연초만 해도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리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걱정 된다”고 말했다. 호주의 캐서린 헐 역시 “선수들 사이에 긴장감이 매주 더 커지고 있다”며 “우리가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그리고는 “우리를 꾸준히 후원해주던 대회들이 줄줄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적신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회 관계자들도 비븐스 커미셔너에 대한 불만이 않다. 투어 선수 출신인 ‘토너먼트 오너(owner) 협회’ 회장 게일 그램은 “LPGA투어는 협상 테이블에서 유연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며 “투어는 현재 변화가 불가피한 상태다. 나 또는 스폰서들이 투어 리더십을 바꿀 수 없다면 선수들의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
LPGA투어는 조만간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웨그먼스 LPGA와 25년 전통의 제이미 파 클래식도 잃을 위기다. 린다 햄튼 웨그먼스 디렉터는 이에 대해 “비븐스 커미셔너의 꿈과 계획을 존중한다. 하지만 요즘 같은 경제위기에는 그 페이스를 따라갈 수 없는 게 문제”라고 했다.
지난 2005년 9월 타이 보토의 뒤를 이어 커미셔너를 맡은 비븐스는 아직 임기 2년이 남아있다. 하지만 그녀의 퇴진을 이사회에서 결정하게 된다면 칼자루는 선수들이 쥐고 있는 셈이다. LPGA투어는 이사 13명 중 7명이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이규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