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티시오픈 2R, 노장 왓슨 공동선두 부상
타이거 우즈가 마지막 18번홀에서 어프로치샷이 온그린에 실패하자 고개를 숙이고 있다. 우즈는 이 홀에서 버디를 잡지 못해 컷 탈락이 확정됐다.
타이거 우즈 컷 탈락 쇼크
‘황제의 침몰’과 ‘전설의 귀환’
제138회 오픈챔피언십(브리티시오픈)이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초대형 이변을 두 개나 만들어냈다. 압도적인 우승후보로 생애 15번째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했던 ‘황제’ 타이거 우즈는 컷오프의 고배를 마신 반면 컷을 넘어서기만 해도 놀라운 선전으로 생각됐던 대회 최고령 선수 탐 왓슨(59)은 36홀 리더로 나섰다. 둘 중 어느 쪽이 더 큰 이변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17일 스코틀랜드 턴베리의 턴베리골프링크스(파70·7,204야드)에서 펼쳐진 대회 2라운드 경기에서 우즈는 버디 3개와 보기 3개, 더블보기 2개로 4오버파 74타를 기록, 이틀합계 5오버파 145타로 공동 74위에 그치며 144타에서 끊어진 컷 오프선에 1타차로 걸리고 말았다. 우즈가 메이저대회에서 컷 탈락한 것은 프로데뷔 후 49번째 메이저 만에 단 두 번째다. 우즈는 지난 2006년 US오픈에서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컷 탈락을 당했으나 그때는 그의 아버지 얼 우즈가 세상을 떠난 뒤 잠시 투어를 떠났다가 아무런 복귀준비 과정도 없이 바로 출전했던 것이어서 그다지 큰 충격은 아니었다. 반면 이번엔 단연 독보적인 우승후보로 꼽혔다가 중도에 짐을 싼 것으로 충격 정도가 훨씬 컸다.
전날 1오버파 71타로 부진한 스타트를 보이기 했지만 이날 우즈는 초반 순항했다. 6번홀까지 파 행진을 이어가던 우즈는 7번홀에서 첫 버디를 잡아 합계 이븐파로 내려가면서 선두권으로 올라갈 조짐도 보였다. 하지만 이어진 6개 홀에서 우즈는 보기 3개와 더블보기 2개를 쏟아내 순식간에 7타를 잃어버리는 생애 최악의 난조에 빠졌고 아무리 ‘황제’라도 그런 실수연발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8, 9번홀에서 잇달아 보기를 범하며 전반을 마친 우즈는 10번홀에서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깊은 수풀에 빠지며 볼을 찾지 못해 더블보기를 범했고 12번홀에선 티샷을 페어웨이 벙커에 빠뜨리며 보기를 추가했다. 이어 13번홀에선 비교적 티샷을 잘 치고도 어프로치샷과 칩샷이 잇달아 그린을 놓쳐 4타만에 그린에 올라간 뒤 5피트 보기퍼트마저 놓쳐 또 하나의 더블보기를 범하며 치명상을 입고 말았다. 나머지 5홀에서 3타이상을 줄여야 컷을 통과할 수 있는 다급한 처지가 된 우즈는 16,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끝까지 희망을 불태웠으나 마지막 18번홀에서 세컨샷을 그린에 올리는데 실패한 뒤 홀컵을 노린 마지막 칩샷이 짧아 보따리를 싸고 말았다.
우즈는 경기 후 “계속 실수가 거듭되며 문제를 증폭시켰다”면서 “첫 7홀에선 잘 했고 그때만 해도 언더파만 치면 탑10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때부터 나는 반대방향으로 가고 말았다”고 고개를 떨궜다.
우즈의 컷 탈락 못지않게 놀라운 사건은 공동선두로 부상한 왓슨의 놀라운 노익장이었다. 전날 5언더파 65타를 뿜어내 1타차 공동 2위로 출발한 왓슨은 이날 1번홀에서 버디로 출발한 뒤 2번홀 보기에 이어 4번부터 7번홀까지 4연속홀 보기를 범해 무너지는 듯 했으나 이후 버디만 4개를 골라내는 저력을 보이며 이날 이븐파로 합계 5언더파 135타로 스티브 마리노와 함께 공동 선두로 나섰다. 59세의 왓슨은 메이저대회 선두로 나선 역대 최고령 선수가 됐다. 16번홀에서 75피트짜리 ‘몬스터’ 버디퍼팅을 성공시킨 뒤 양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한 왓슨은 마지막 18번홀에서 45피트짜리 버디퍼팅을 집어넣어 공동선두로 떠오른 뒤 오른발을 치켜들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함을 선포했다. 그는 경기 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면 여기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기염을 통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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