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골목길 ‘사고 유발’ 사기꾼 기승
여성 운전자 주로 노려… 경찰 부르는 게 최선
최근 한인타운 골목을 누비며 합의금을 노린 ‘교통사고 유발 사기꾼’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한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올림픽 경찰서에 따르면 이들 사기꾼들은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어렵고 인적이 드문 골목을 통행하는 여성 운전 차량을 주로 노리고 있는데 막무가내로 차량이 대로에서 골목길로 진입하려고 우회전해 들어오거나 골목길을 서행하는 도중 고의적으로 차량과 접촉을 유도한 뒤 운전자에게 돈을 달라고 요구한다.
최근 한인 여성 김모(34)씨는 한인타운 8가에서 우회전해 골목길로 들어서는 순간 중년 히스패닉 남성이 ‘악’하고 비명을 지르며 차 앞에서 나자빠지는 광경을 목격하고 혼비백산해서 차에서 내렸다. 서툰 영어로 상대방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자 이 남성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당신의 차가 내 발을 밟고 지나갔다”고 말하며 “뼈가 으스러진 것 같은데 병원에 가야겠다. 돈을 내놓지 않으면 당신의 보험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합의금을 요구했다. 김씨는 보험으로 처리하면 보험료 인상 등 손해를 볼 것만 같아 갖고 있던 현찰 500달러를 남성에게 건네주고 문제를 해결했다.
또 다른 한인 여성 진모(42)씨도 유사한 사기행각의 피해자. 진씨는 “얼마 전 퇴근하고 직장 동료들과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신 뒤 타운 골목길을 운전하고 있는데 한 히스패닉 남자가 일부러 자신의 몸을 차에 부딪히면서 넘어졌다”며 “내가 막 화를 냈더니 오히려 ‘당신 술 마시고 운전했지? 음주운전자의 말을 경찰이 믿겠느냐’고 공격해 겁이 나서 지갑에서 300달러를 꺼내 주고 간신히 달래 보냈다”고 말했다.
올림픽 경찰서 릴리안 카렌자 루테넌트는 “타 지역에서나 종종 볼 수 있었던 사기행각이 최근 한인타운에서도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작정하고 사기를 치는 사람은 당해낼 재간이 없다. 일단 이같은 일을 당하면 보험회사에 연락하지 말고 곧바로 경찰을 부를 것”을 조언했다.
카렌자 루테넌트는 이어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 상대방이 자리를 뜨려고 한다면 십중팔구 사기”라며 “사고 발생 며칠 후 거짓 진단서를 떼서 치료비를 청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양승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