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와인의 인기가 주춤하고 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전통술 막걸리라는 복병을 만나 그 위세가 수그러들고 있다. 금년 들어 한국과 해외에서 막걸리가 뜨거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내수와 수출이 모두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덕분에 막걸리는 올해 부활한 대표적인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한국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1~10월 한국의 막걸리 생산량은 16만2,598kl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8% 늘어났으며 막걸리 열풍으로 국산 술 가운데 막걸리만 유일하게 소비가 늘어났다. 이 기간 수출량은 전년 동기대비 10% 증가한 약 3,600kl를 기록했고 이는 같은 기간 수출량 비교 때 역대 최대치다.
“웰빙식품” 와인 제치고 호텔에도 진출
햅쌀로 빚은 ‘막걸리 누보’까지 등장
외국인도 즐겨… 일부 공급물량 달려
◆높아진 위상
한국에서 막걸리는 싸구려 술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고급스러운 전통술로 탈바꿈하고 있다. 까다로운 호텔에 진출하고 있으며 관련 업계는 다양한 소재로 만든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업계는 “막걸리를 질 낮은 술로 생각하는 것은 이미 지나간 이야기”라며 “전국에 산재한 700여개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약 2,000여종의 막걸리가 와인을 대체하는 고급술로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막걸리의 고급화는 시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전통주점 체인 국순당 백세주 마을은 고급 막걸리 이화주 300ml 한 병을 대략 10달러에 팔고 있다. 오미자주 혹은 백세주 등 다른 전통주보다 비싼 가격이다.
또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 세븐럭은 지난 8월부터 서울 밀레니엄 힐튼점에서 와인, 맥주 등 다른 주류와 함께 막걸리를 내놓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10월부터 일부 노선 승객들에게 기내식으로 막걸리와 국산 쌀을 재료로 한 막걸리 쌀빵을 제공하고 있다.
◆‘막걸리 누보’
‘보졸레 누보’를 누른 ‘막걸리 누보’가 최근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한국 전국에 동시 다발로 판매되고 있다. 올 수확한 햅쌀로 만든 햅쌀 막걸리가 전국 34개 업체에서 생산돼 일제히 판매되고 있다. 업계는 햅쌀 막걸리가 전국적으로 풀리게 되면 막걸리의 세몰이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햅쌀 막걸리는 수입산 쌀을 주원료로 만든 일반 막걸리와는 달리 한국산 쌀로 담근 고급 제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다른 막걸리에 비해 맛이 좀 더 산뜻하고 깊다”며 “잃어버린 막걸리의 맛을 찾은 셈”이라고 말했다.
◆LA 한인사회의 막걸리 열풍
한국에서 불고 있는 막걸리 열풍이 LA 한인사회에서도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순당 막걸리를 수입, 판매하고 있는 백세주 USA(사장 최정관)는 “2달에 한 컨테이너 정도 수입했던 캔 막걸리를 요즘 들어 매월 한 컨테이너씩 수입하고 있다. 지난달 생 막걸리를 처음으로 한 컨테이너 수입했는데 모두 팔렸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한인 식당들이 막걸리를 공급해 달라고 연락해 오고 있으나 물량 부족으로 아직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갤러리아마켓 LA 매장의 존 윤 매니저는 “최근 막걸리의 판매가 10배나 늘면서 맥주 판매량을 앞지르기 시작했다”고 귀띔, 막걸리의 인기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음을 반영했다.
현재 한인마켓에서 판매하고 있는 막걸리는 국순당 외에도 포천 이동, 부자, 서울 막걸리 등이다. 우리술이 수입하고 있는 일동 막걸리는 쌀, 검은 콩, 더덕, 조 껍데기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든 제품들이 선을 보이고 있다.
국순당 생 쌀 막걸리는 한국에서 히트상품으로 간주되고 있다. 기존에 판매중인 생 막걸리는 섭씨 10℃ 이하 냉장보관 때 유통기한이 10일이지만 국순당은 생 막걸리의 유통기한을 30일로 늘림에 따라 소비자들이 마실 때까지 신선함이 지속되고 있다.
국순당은 “생 막걸리는 톡 쏘는 탄산감이 일품인데 일부러 탄산을 주입한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발효과정을 통해 생겨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막걸리의 가격은 1,000~ 1,200ml 한 병에 3.99달러이며 240ml 6개 들이 한 팩에 6.99달러다.
◆제조
막걸리는 쌀처럼 녹말이 풍부한 곡물을 발효시켜 만든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술이다. 찹쌀과 같은 곡물을 쪄서 만든 누룩에서 나온 효모를 이용한다. 제조과정은 단순하다. 곡물을 찐 후 누룩가루와 함께 물에 넣어 발효가 잘 되도록 따뜻한 상태로 열흘 정도 기다리는 것이 전부다. 발효가 충분히 진행되고 나면 채로 거른 후에 물을 타서 알콜 농도가 6% 정도 되도록 만든다. 막걸리는 누구나 쉽게 만들어 마실 수 있다. 발효과정에서 생긴 이산화탄소가 남아서 걸쭉한 느낌이 나는 것이 막걸리의 매력이다. 특히 막걸리에는 상당한 양의 곡물 찌꺼기가 남아 있고 유산균 등이 들어 있기도 해 영양학적으로 다른 술과 차별화 된다.
<황동휘 기자>
갤러리아마켓 LA 매장에서 한 남성 고객이 구입할 막걸리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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