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베테랑 수비수 이영표(33.알 힐랄)가 생애 마지막 월드컵에서 8강까지는 나아가지 못했지만 "행복한 월드컵이었다"며 아쉬움을 털어내려 했다.
이영표는 27일 오전(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에서 우루과이에 아쉽게 1-2로 져 대회를 마감하고 나서 "8강에 꼭 가고 싶었는데 못 가 아쉽다. 하지만 우리의 처음 목표였던 16강 진출을 이룬 것이 기쁘다"고 밝혔다.
이영표는 이어 "아쉬움과 기쁨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그는 "충분히 좋은 경기를 했다. 우리가 이겼다고 해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경기였다. 한국 축구의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아름다운 축구를 했다"면서 "모든 것이 좋았고, 단 하나만 좋지 못했는데 그것이 결과였다"라고 복잡한 심경을 설명했다.
이영표는 전반 8분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에게 내준 선제골 상황에 대해 "내 실수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내가 지겠다"며 포백 수비라인의 `맏형’다운 모습도 보여줬다.
그는 또 "어린 선수들이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자기 능력을 100% 발휘했다. 놀랍고 대견스럽다. 이번 대회를 통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발전할 것이다. 다음 대회가 어떤 대회가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 선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며 이번 대회의 성과로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꼽았다.
2002년 한·일 대회부터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이영표에게는 사실상 이번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이다.
이영표는 "부족하긴 했지만 우리 세대가 해야 할 역할은 최선을 다해 했다고 생각한다. 다음 세대는 월드컵 16강이 아니라 8강 그 이상의 목표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성공적인 세대교체가 한국 축구에 더 밝은 미래를 가져다줄 것이라 기대했다.
자신의 대표팀 은퇴와 관련해서는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휴식이다"라면서도 "휴식을 취하고 짧은 시간 안에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영표는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고맙다.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허정무 감독님이 유쾌한 도전을 이야기하셨는데 외국인이 아닌 한국인 지도자에게서 `월드컵을 즐기자’는 말을 들어보기는 처음이다"면서 "이번 대회는 정말 행복한 월드컵이었다"고 말하고 나서 버스로 향했다.
(포트엘리자베스=연합뉴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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