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전도자가 사회에서 꽤 큰 성공을 거둔 전문직 독신 여성과 상담했다. 그 여성은 최근 자신의 삶에 불어 닥친 어려운 문제들을 한참 털어놓았다. 그때 전도자가 그녀의 말을 가로막으며 대뜸 이렇게 말했다. “당신의 문제는 삶에서 겪는 그런 크고 작은 고난이 아닙니다. 진짜 문제가 있는데, 그것은 당신이 죄인이라는 겁니다.” 순간 그 여성의 눈에서 강렬한 불꽃 같은 게 번쩍이며 지나갔다. 그러나 곧 매몰차게 “내가 왜 죄인이냐?”고 반박했다.
“하나님이 당신에게 무슨 규율이나 법을 지키라고만 했다면 당신은 죄인이 아닐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분은 당신에게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원하십니다.” 이 대답을 듣고 잠시 깊은 생각에 잠기는 듯하더니 독백처럼 말했다. “아, 그렇겠군요. 나도 사랑하는 조카들이 나를 몰라보고 외면한다면 내 마음이 많이 아프겠군요.” 그러더니 갑자기 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예수님을 영접했다. 이 여성이 잃었던 하나님과의 부녀 관계를 회복하는 순간이었다.
기독교에서 믿음은 세 가지 요소로 이뤄진다.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알고 그분이 이루신 복음의 진리를 이해하는 지식, 그 진리를 정확히 자신에게 적용시켜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는 동의, 이 지식과 동의에 기초해서 영혼의 안전을 예수님께 온전히 의탁하는 신뢰다. 물론 이 세 가지 인격적인 요소와 함께 회개의 과정 또한 중요하다. 죄로 인해 불화상태에 빠진 하나님과의 관계는 진실한 회개 없이 어물쩍 원상 복구될 수 없다. 회개 없이는 진정한 믿음을 가질 수 없고 참된 용서도 경험할 수 없다.
생각해 보라. 당신에게 잘못한 친구가 있다. 당신 혼자서 그 친구를 용서할까 말까 한참 고민한다. 결국 용서하기로 하고 그에게 말한다. “친구야, 네가 그때 잘못한 거 내가 다 용서해 줄게.” 그런데 그 친구의 반응이 영 생뚱맞다. “뭐야? 난 그걸 잘못이라고 생각한 적 없는데?” 이러면 용서의 사건이 성립되지 않는다.
성경에 나오는 탕자의 비유(눅 15:11-24)에서 탕자는 아버지의 재산을 유산으로 미리 받아 가출한 뒤 허랑방탕스레 살았다. 뒤늦게 그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집으로 돌아간다. 아들의 염려와는 달리 아버지는 이미 그의 죄를 다 용서해 놓고 있었다. “집에 돌아오면 용서해 준다”는 조건부가 아니었다. 단지 아들이 스스로 뉘우치고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귀향 직전까지 탕자는 타지에서 종살이하며 돼지 쥐엄열매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생명과(창 3:22) 대신 선악과로 영혼의 갈증을 채우려는 죄인들의 힘겨운 시도다. 윤리 도덕 종교나 사상은 인간의 잣대로 선악을 구분하는 데 온갖 지혜와 노력을 다 동원한다. 그러나 결코 참된 생명의 구원, 영혼의 배부름에는 이를 수 없다. 그 모든 추구는 에덴에서 쫓겨난 뒤 인류가 부지런히 심고 가꿔온 잎만 무성한 선악과의 가지들이다.
가장 큰 죄는 피조물인 인간이 창조주 하나님을 떠나 무시한 채 독립된 존재로 살아온 것이다. 그 죄에서 모든 범죄가 저질러지고 끝모를 고통과 번민과 방황이 시작되었다. 그 죄의 심각성을 먼저 철저히 인정하고 깊이 뉘우쳐야 한다.
뉘우치지 못하면 아버지의 용서의 은총이 아무리 크고 완전해도 영영 집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한다. ‘내가 네 허물을 빽빽한 구름의 사라짐같이, 네 죄를 안개의 사라짐같이 도말하였으니 너는 내게로 돌아오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음이니라’(사 44:22).
안 환 균 <사랑의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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