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보 마무리 투수 브라이언 윌슨이 넬슨 크루즈(텍사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시빅 플라자에서 와이드비전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수백여 팬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56년 만에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정상을 되찾은 샌프란시스코가 막강한 마운드로 마침내 메이저리그를 평정했다.
30개 구단 중 오랫동안 월드시리즈 우승을 못한 순위에서 시카고 컵스(102년)와 클리블랜드(62년)에 이어 3위를 달렸던 샌프란시스코는 이제 그 오명을 텍사스(49년)에 물려줬다.
윌리 메이스, 후안 마리첼 등 명예의 전당에 오른 특급스타와 ‘불명예 홈런왕’ 배리 본즈까지.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들을 보유하고도 정상 문턱을 넘지 못했던 샌프란시스코가 투수력으로 우승 트로피를 껴안은 것이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마따나 정규 시즌에서 샌프란시스코는 30개 구단 가운데 팀 평균자책점(3.36) 1위라는 무시무시한 방패를 자랑했고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분 가을잔치에서 위력은 더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디비전시리즈(3승1패)에서 38이닝 동안 단 7점만 주고 평균자책점 1.66을 기록한 샌프란시스코 마운드는 필라델피아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4승2패)에서도 3.06이라는 안정적인 방어율로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이어 30개 구단 중 팀 타율 1위(0.276) 텍사스에 두 번이나 영패의 수모를 안기고 평균자책점 2.45로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2008~2009년 투수 최고 영예인 사이영상을 2년 연속 수상한 에이스 팀 린스컴은 월드시리즈에서 2승을 거두는 등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만 4승1패 평균자책점 2.43을 남기고 제 몫을 톡톡히 했다.
2선발 맷 캐인도 3경기에서 2승 무패, 21⅓이닝 동안 무자책점 행진을 벌여 평균자책점 0이라는 완벽한 내용을 선사했다.
정규 시즌에서 48세이브를 올린 철벽 마무리 윌슨도 포스트시즌에서 1승6세이브, 평균자책점 0으로 뒷문을 꽁꽁 잠갔다.
대선배들이 이루지 못한 꿈을 후배들이 강한 어깨로 이뤄낸 셈이다.
통산 홈런 660개, 1천903타점, 타율 0.302를 남긴 메이스는 1951년부터 1972년까지 자이언츠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뉴욕 자이언츠 시절인 1954년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었던 메이스는 선수 인생의 절정기를 샌프란시스코에서 보냈지만 팀은 1962년 월드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에 3승4패로 아쉽게 패했고 1971년 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피츠버그에 1승3패로 무릎을 꿇는 등 포스트시즌과 인연이 없었다.
같은 시기 자이언츠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마리첼도 불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마리첼은 1960년부터 14년간 샌프란시스코 마운드를 지킨 투수로 통산 243승142패 평균자책점 2.89를 남겼다.
1989년 월드시리즈에서도 오클랜드에 4연패로 힘없이 무너졌던 샌프란시스코는 빠른 발과 대포를 겸비한 본즈를 영입한 1993년 이후부터 다시 강팀의 반열에 올랐다.
1997년과 2000년 리그 서부지구 1위로 포스트시즌에 나갔으나 1차 관문을 넘지 못했던 샌프란시스코는 2002년 본즈와 제프 켄트, 리치 오릴리아, 레지 샌더스 등 호화 타선을 앞세워 월드시리즈까지 올라갔지만 다시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 7차전 접전 끝에 패퇴했다.
그러다 16승을 올린 린스컴을 비롯해 10승대 투수 3명과 강력한 불펜으로 마운드를 정비한 올해, 56년간의 저주를 이겨내고 마침내 우승 반지를 손가락에 끼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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