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항공사인 델타 항공 승무원들이 노동조합 결성에 반대해 눈길을 끌고 있다.
2만여명의 델타 승무원들은 3일(현지시각) 끝난 노조 결성 찬반투표에서 51%가 반대표를 던져 세 번째 노조결성 시도가 무산됐다.
노조활동을 관할하는 전미중재위원회(NMB)는 승무원의 94%가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지난 9월말부터 한달여간 실시된 투표에서 8천778명이 노조결성에 찬성표를 던진 데 반해 9천544명이 반대표를 던졌다고 이날 발표했다.
델타 승무원들은 2002년과 2006년에도 노조 결성을 시도했으나 찬성률이 각각 29%와 40%에 그쳐 무산됐다.
이번 찬반투표는 2008년 노스웨스트항공과의 합병이후 처음 실시되는 선거이고, 특히 노스웨스트 항공에서 노조원으로 활동했던 경험이 있는 승무원 7천여명이 투표 대상에 포함돼 주목을 받았다.
애틀랜타에 본부를 둔 델타항공은 보수적이고, 노동조합 활동을 꺼리는 남부 특유의 노사문화로 인해 조종사 부문을 제외하고는 노조가 없을 정도로 노조 무풍지대에 놓여 있었다.
반면, 미네소타주를 거점으로 했던 노스웨스트항공은 노조활동이 활발한 북부지역 특유의 문화를 반영하듯 2005년 정비사와 청소부 등 서비스직종 직원들이 대규모 파업을 벌인 바 있다.
이번 투표는 또 전미중재위원회가 지난 6월 항공사와 철도회사는 전체 직원의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노조결성을 할 수 있는 규정을 투표 참가자 과반 이상의 찬성으로도 결성할 수 있게 규정을 변경한 유리한 환경속에서 진행됐는데도 부결됐다
노조결성을 적극 지원해온 전미승무원협회(AFA)는 노조결성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고 워싱턴 본부에서 축하파티까지 준비해놓고 있다 부결결과를 듣고 충격에 빠졌다.
AFA의 팻 프렌드 대표는 "델타 회사측이 직원들을 상대로 가공할만한 위협을 가했다"고 비판한 뒤 즉각 재선거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에드 길마틴 AFA 고문변호사는 회사측이 직원들의 투표를 컴퓨터를 통해 추적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델타항공의 지나 래플린 대변인은 "회사측은 직원들의 투표를 추적한 사실이 없으며, AFA가 상습적인 비방전을 전개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승무원들의 결정을 환영하며, AFA는 이미 결정이 난 사안에 왈가왈부하지 말라"고 밝혔다.
회사측은 AFA의 노조결성을 저지하기 위해 리처드 앤더슨 최고경영자가 승무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승무원들을 외국인 직원으로 아웃소싱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비노조원들의 급여를 인상하는 등 노조 결성을 무산시키기 위해 총력전을 전개해 왔다.
조지아대학 경제학과의 베리 허쉬 교수는 "직원들이 한달에 43달러씩의 회비를 AFA에 내면서 받을 경제적 인센티브가 크지 않다고 본 것 같다"면서 "노조 없이도 비슷한 급여를 받을 수 있다면 굳이 노조를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델타항공내 노조결성을 둘러싼 회사측과 노조간의 대결은 그러나 끝난 것은 아니다. 승무원들 외에 수화물 담당 직원과 서비스담당 직원들의 노조 결성에 관한 찬반투표 결과가 18일과 12월7일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승무원들은 항공사의 얼굴이란 의식이 강해 회사 방침에 따르며 노조에 소극적인데 반해 수화물과 서비스 분야 직원들은 승무원들과는 약간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이래저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은 전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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