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엘 루비니 NYU 경제학 교수는 오늘날 미국이 걱정해야 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디플레이션이라고 단언했다. 그리고 QE정책은 디플레이션과 싸워야 하는 어쩔 수 없는 ‘필요악’이라고 주장했다. 그 같은 발언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통화완화(QE)가 인플레이션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과 같다.
루비니 교수는 지난주 목요일 CNBC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이 당면한 거대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6,000억달러(QE2)가 부족할지도 모를 지경인데 그것마저 중단하게 된다면 미국은 일본과 같이 공황에 가까운 침체를 10년 이상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플레이션의 모태가 왕성한 경제활동이라고 본다면 불완전고용 실업률(U-6)이 17%나 되는 현시점을 감안했을 때 벌써부터 인플레이션 걱정을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루비니의 의견이다. 그는 과잉성 경제성장이 앞으로 수년간 지속된다 하더라도 미국은 팽창 경제의 부작용을 느끼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추가적 달러 약화에 대한 불만과 FRB의 존재자체를 부정하려는 여론에 관한 의견을 묻자 루비니는 달러 약세를 부각시키고 있는 무리들은 골드스탠다드 화폐제도를 부활시키려는 정치적 의도를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반 FRB 운동은 너무 엉뚱한 것이라 논쟁의 대상에 포함시켜야 할지조차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법령화폐 제도를 반대해 온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QE2 정책이 물가상승의 속성을 품고 있다는 점을 늘 문제 삼고 있는데 현 시점에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말했다. “그들은 정책가들의 손을 잡아매려고 하고 있으며 그것은 이 시점에서는 옳지 않을 뿐더러 극히 위험한 발상이다”고 루비니는 비난했다.
그와 같은 인터뷰 내용을 보고 필자는 루비니 교수로부터 심경의 변화가 생겼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1~2달 전만해도 그는 QE2가 실패할 것이라고 했었다. 그러한 이유로 그는 유명 경제학자들 중에서도 더블딥 확률을 가장 높게 설정한 사람이었다. 아직도 그는 더블딥 확률을 40% 이상으로 잡고 있다.
루비니가 QE2에 기대를 걸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1.7조달러 상당의 초공격적 QE1에도 불구하고 FRB가 실업률을 줄이는데 공헌하지 못 했다는 사실과 대형은행들이 막대한 QE1 자금을 받아 경제에 푸는 대신 FRB에 예치해 놓고 이자만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QE2가 무엇을 다르게 해 줄 것이냐는 의문점은 루비니의 설득력 있는 지적이었다.
그랬던 루비니가 불과 한두달 사이에 QE2와 FRB를 적극 지지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이젠 정부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옵션이 달러를 찍어내는 것 밖에는 남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FRB에 예치된 자금에 대한 이자 지불을 중지하는 것과 같은 근본적인 방향전환을 발표하기 전에는 QE2가 경제에 미치게 될 영향력이 매우 작다는 것은 웬만한 펀드 매니저들도 다 아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QE2가 강행되고 있는 것은 자산 가격 버블이 현재 FRB에게 부여된 마지막 카드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 칼럼에서도 언급했듯이 저금리를 통한 부동산 회복과 주식가격 상승은 버냉키가 워싱턴포스트에 서면으로 시인한 방법이었다. 이미 그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서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GyungJe.com, (213)703-7662
토마스 박
<시너지투자전략>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