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2011년 부동산 시장 전망 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이 각 분야에 대해 깊이 있는 예측을 나누고 있다. <이은호 기자>
남가주 한인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난 10일 본보와 가진 ‘2011년 부동산 시장 전망 전문가 좌담’에서 “현재 부동산 시장은 매물의 낮은 가격과 사상 최저치의 금리가 맞붙은, 일반 바이어는 물론 투자가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시장이 완전하게 침체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는 없지만 미래 수익 창출을 위해 지금 불황이 바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의 기존 주택 판매양은 전년에 비해 10% 정도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는 기존 주택 판매량이 2%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중간가격 역시 2010년 30만6,500달러에서 2% 정도 오른 31만2,500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가주부동산협회(CAR)에서는 캘리포니아주의 2011년 기존 주택 판매량을 50만2,000채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1만여채가 더 증가한 수치다.
주택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실업률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실업률은 아직도 10% 선에서 내려가지 않고 있다. 하지만 CAR를 포함한 대부분의 경제전망 단체들이 부동산 가격과 판매량 증가를 예상하는 이유는 실업률을 포함한 경제 지표들이 비교적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모기지 금리가 지난 11월 사상 최저치 기록한 이후, 다소 오름세를 보였지만 아직도 평균치에 비해서는 매우 낮기 때문에 주택 판매에 계속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30년 고정 모기지의 평균 이자율은 5%선을 크게 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른쪽부터)수잔 김 남가주 한인 부동산 협회 회장, 남문기 뉴스타 부동산 그룹 회장, 정연중 BEE 부동산 그룹 대표, 이해봉 매스터즈 부동산 대표, 에드워드 손 팀스피릿부동산 대표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 반등 ▲시장 매물감소 ▲구입자 구입 시기 저울질 등을 들어 수요와 공급 곡선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와 상가의 경우 ▲권리금 하락 ▲정부 스몰비즈니스 론 지급보증 강화 ▲고용창출로 인한 경기 활성화 ▲은행권 시장흐름 낙관 등을 꼽으며 상업용 비즈니스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각 분야 한인 부동산 전문가들이 본 2011년 부동산 시장을 알아본다.
◆좌담회 참석 인사
△수잔 김(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 회장)
△남문기(뉴스타부동산 그룹 회장)
△정연중(BEE 부동산 그룹 대표)
△이해봉(매스터즈 부동산 대표)
△에드워드 손(팀스피릿 부동산 대표)
-지난 한해 부동산 주택시장 실태와 2011년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보는가?
▲수잔 김: 2011년은 ‘내 집 장만의 해’가 될 것이다. 가주의 주택가격은 2009년 바닥을 치고 지난해 소폭 인상이 있었다. 현재 더블 딥의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올해도 주택가격 인상이 예상되면서 집 구입을 기다리고 있었다면 지금이 좋은 시기다.
▲남문기: 서브프라임 사태 시작과 함께 지난 수년 간 전국의 부동산 시장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인에게 인기 있는 지역인 한인타운 주변, 베벌리, 샌타모니카, 밸리, OC 일부 지역의 경우 2010년에는 매물이 많이 소진됐다. 작년 한해 매매가 늘어난 점은 특기할 만하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공급량이 줄어들고 연방 정부의 첫 주택 구입 크레딧 혜택도 중단되면서 매매도 줄어드는 추세지만 아직도 매물의 가격이 저렴하고 금리가 낮기 때문에 바이어들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이해봉: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말하고 있다. 가주의 주택 판매량은 지난 2007년에 최저점을 통과했다. 그동안 주택시장의 가장 큰 변수였던 주택 차압이 일단 안정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또 다른 주택대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은 현재 거의 없는 상태이다. 많은 한인 투자가들이 ‘한 박자 늦게’ 시장에 나오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지금이 시장에 뛰어들기 적기라고 할 수 있다.
▲정연중: 일단 지난해 우려됐던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대란은 없었다. 아파트 공실률도 지난해 초반 7%에서 현재 5.8% 정도로 안정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는 4%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던 건물주와 상업 테넌트 간의 렌트비 갈등도 어느 정도 서로 조절이 됐기 때문에 올해는 비즈니스용 부동산 매매가 활발해 질 것으로 본다.
▲에드워드 손: 아직도 숏세일과 차압매물(REO)이 전체 판매량의 큰 폭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정상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마켓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아졌다는 점이다. OC 중에서도 특히 한인이 선호하는 지역의 중간가격은 지난해 5% 정도 인상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시장에 나온 주택 매물지수가 6~7%로 역대 평균에 가깝기 때문에 매물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지 않는 이상 주택 가격 및 판매량은 올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한인 밀집지역의 부동산 시장 현황을 정리한다면?
▲이해봉: 한인타운을 비롯해, LA 동부와 글렌데일, 라카냐다, 토랜스, 밸리, 세리토스 등 오래된 한인 선호지역은, 2010년 단독주택과 콘도 매매가 전년인 2009년과 비교해 일제히 늘면서, 주택가격이 반등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한인 타운은 지난 2010년 단독주택 매매가 566건, 콘도가 526건으로, 전해인 2009년과 비교해 단독주택 매매는 100여건 이상 늘었고, 콘도는 50여건이 늘었다. 가격파괴 세일 붐이 일었던 한인타운 콘도도, 90% 정도 매물이 소화된 상태로, 인벤토리를 찾기 힘든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세리토스 지역도, 2010년 단독주택 매매가 378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매매건수가 100여건이 늘었다.
▲수잔 김: 외각 지역도 마찬가지다. 한인 밀집지인 글렌데일과 라카냐다, 라크레센타, 터헝가, 선랜드 지역도 2010년, 단독주택 매매가 2,022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300여건이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이 지역 콘도 매매는 693건으로 전년과 큰 변동이 없었다. 노스리지와 그라나다힐스, 채스워스를 포함한 샌퍼난도 밸리 지역은 2010년 단독주택 매매가 1,680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100여건이 늘었다.
▲에드워드 손: 부동산 현황은 지역별로 자세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한데, 한인 선호지역은 주택가격이 모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비교적 한인들이 선호하지 않는 리버사이드와 샌버나디노 카운티 등 외곽지역은 반등조짐이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들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최고가격에 달했던 2005년 말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가 떨어진 상태지만 한인 선호지역은 낙폭이 20~30%로 정리되고 있다.
▲남문기: 지난해 에이전트들의 실적을 조사해도 한인 선호지역의 부동산 마켓이 다른 지역에 비해 활발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부 에이전트의 실적은 경기 활황이었던 2000년대 초반보다 증가한 경우도 있었다.
-상업용 비즈니스 부동산 시장 역시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 기대되고 있는데?
▲정연중: 지난해 전반적인 소매 매출은 늘었지만 일반 소매업자들은 계속해서 불경기를 호소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매출은 증가했지만 아직도 자영업자들에게는 어렵기만 한 것이 현재 경기다. 자영업자들이 높은 권리금을 주고 비즈니스를 구입한다든가 투자가들이 적극적으로 상업부동산을 매입하는 시기는 아직 멀었다고 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와 같이 마켓이 다운되어 있는 상태에서 매물의 찾으면 좋은 가격으로 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남문기: 현재 사무실을 임대하고 있는 업주라면 사무실 빌딩 구입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사무실 빌딩의 가격이 떨어졌으며 금리가 낮기 때문에 렌트비를 내는 것보다 모기지 페이먼트를 하는 금액이 훨씬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손: 유대인들의 경우를 보면 시장이 다운되었을 때 상업용 부동산을 구입해 노후대책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세금혜택을 누리면서 부동산 투자를 통한 신탁계정(trust accounts) 등을 만들어 대대손손 재산을 물려주는 문화는 한인들도 이제 배워야 할 때다.
-올해는 부동산 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지?
▲이해봉: 올해 주택거래 활성화의 관건은 ‘은행이 융자를 얼마나 조정해 주느냐’다. 은행도 살기 위해서는 융자조건을 낮춰야 하면 정부 차원의 조절도 필요하다. 은행도 결국 이익을 앞세운다. 한인은행이라고 다르지 않다. 한인은행도 이제는 사업체 융자를 적극적으로 나설 때가 됐다. 이들 은행의 수익 창출이 어디인가? 결국 한인사회와 함께 가는 것이란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다행히 현재 경기가 바닥이기 때문에 은행들도 융자조건을 완화할 것으로 본다. 또한 현재 주춤하고 있는 은행차압 물건이 동시에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이런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다.
▲정연중: 지난해 은행들은 식당, 카페, 음식점 등에 거의 융자를 해주지 않으려 했다. 그나마 리커스토어에 융자를 해주지만 타인종들이 잠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바이어들 구매문의가 나타나는 등 가게 업주와 바이어들 상황이 맞물리고 있다. 은행과 협상을 통해 비즈니스 숏세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가격 적정선만 유지된다면 올해 거래가 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스몰비즈니스 론(SBA) 제공 등 정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여러 프로그램들 역시 마켓을 살리는데 한몫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문기: 소셜 네트웍(SNS) 등 IT 기술이 마켓에 깊숙이 침투할 것이다. 에이전트들을 물론 바이어와 셀러 그리고 부동산 시장 한인 관련자들은 하루에도 급변하는 새로운 첨단정보 시스템에 대한 교육과 노하우가 갖춰져야 할 것이다. 쉴 틈 없이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정보를 잘 정리하고 필요한 정보를 가려내는 기술이 필요한 시기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인 한인 부동산 시장의 번영을 위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남문기: 정직해야 한다. 현재 한인사회에서는 부동산과 관련된 소송이 너무 많다. 문제는 능력이 부족한 에이전트를 고용하는데 있다. 기본적인 교육이 부족하고 경험이 부족한 에이전트를 고용하면 나중에 문제가 발생한 가능성이 높아진다.
▲에드워드 손: 에이전트는 물론 일반 투자가들도 경제 지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중간가격이 내려갔다는 것을 전체 가격이 내려갔다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부동산 가격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를 고용해 전달되는 여러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만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연중: 은행들의 융자조건이 심한 것은 사실이지만 또 다른 문제는 한인들의 세금보고가 약하다는 점이다. 현재 한인 중 세금보고 등을 통해 융자를 재대로 받을 수 있는 자격기준이 되는 이들을 찾기가 어렵다. 정확한 세금보고와 서류정리 문화가 한인사회에 정립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이해봉: 부동산 에이전트들도 전문가의 책임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 부동산 지식을 항상 업데이트 하고 뉴스와 각종 정보를 습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잔 김: 부동산협회 차원에서 각종 세미나 개최 및 홍보는 기본이다. 각 부동산 업체들도 성실하면서도 전문성을 갖춘 에이전트를 배양해야 한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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