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마약성분이 든 진통제에 의존하는 미군의 수가 급증해 새로운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27일 `유에스에이(USA) 투데이’에 따르면 이라크.아프간전이 거의 10년째 이어지면서 약물남용 처방을 받고 입원하는 미군의 수가 최근 수년사이에 배로 증가했다.
25일 발표된 육군 내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육군내 부상환자를 담당하는 간호사들은 환자들 가운데 3명중 1명꼴로 진통제 등 약물에 중독되거나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했다.
특히 부상이나 각종 질병으로 인해 군병원에 수용된 1만명의 미군중 25-35%는 진통제 등 약물에 중독되거나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이들을 치료중인 의사들도 조사관들에게 진통제 처방 외에 약물중독을 줄일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을 정도로 미군 환자들의 약물중독이나 의존이 심각한 실정이다.
이같은 실태는 미국 군의관들이 환자들의 고통을 완화시키기 위해 중독성향이 있는 진통제를 너무 쉽게 나눠주고 있다는 미 육군 의무감실 태스크 포스의 작년 지적을 입증해 주는 것이다.
미 국방부 통계에 따르면 마취제 등 미군에 발부된 진통제 처방건수가 2009년에는 모두 370만건에 달해 지난 2001년에 비해 85% 증가했다. 진통제 처방건수는 작년에는 350만건으로 다소 줄기는 했지만 2009년을 제외한 다른 어느 해보다 많은 수치이다.
또 2005년 부터 2009년 사이에 매년 약물남용장애로 진단을 받은 미군의 수도 50% 증가해 4만명에 달했다. 약물남용으로 입원한 미군의 수도 2003년에는 월 100명 정도였으나 2009년에는 월 250명에 달했다.
미군 특수부대를 총괄지휘하는 특수전사령부 부사령관인 데이비드 프리도비치 육군중장은 최근 미군 장성중에서는 드물게 약물중독 경험을 고백하고 개선책 마련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대표적인 예.
그는 27일 `유에스에이(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6년 허리 부상으로 인해 수술을 받고 이 과정에서 진통제 등 과도하게 약물에 의존해오다 수년간의 노력끝에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소개하면서 "미군의 약물의존과 중독이 갈수록 늘고 있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진통제 등 약물중독이나 과도하게 의존하는 나쁜 습관을 갖고 있는 미군들이 대거 전역해 사회로 복귀할 경우 다음세대에서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속히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피터 치아렐리 미 육군참모차장은 "프리도비치 장군의 고백에서 드러났듯이 미군의 약물중독과 의존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현상이란 점을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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