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나 된 은혜소망교회·한길교회 이어..
분열이 많은 남가주 한인 개신교계에 통합의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가을과 겨울 한 몸을 이룬 타운의 은혜소망교회(은혜사랑교회+나성소망교회·담임목사 강영숙), 한길교회(헤브론교회+세계로교회·담임목사 노진준)에 이어 이번에는 OC의 가주주님의교회(담임목사 박상목)와 옥합교회(담임목사 문승호)가 ‘하나 됨’을 선언했다.
‘그리스도연합교회’(7141 Stanton Ave., Buena Park)로 재탄생, 지난해 성탄절부터 함께 모이기 시작한 이들은 지난 6일 박효우 남가주목사회장 등 외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감사예배를 가짐으로써 통합과정에 공식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역사를 향해 가슴 설레는 출발을 했다.
가주주님의교회가 사이프러스의 미국교회에서 셋방살이를 했었기 때문에 통합된 교회는 옥합교회의 예배당을 쓰게 되었으며, 담임은 박상목, 문승호 목사 두 사람이 공동으로 맡았다. 주일예배와 금요예배 설교는 사이좋게 2주 간격으로 번갈아 하고 있으며 주 6회 새벽예배는 절반씩 인도하고 있다. 개성은 다르지만 둘 다 형식보다는 복음의 본질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라 목회 철학에 이견은 없으며, QT, 전도폭발 등 기존에 진행하던 프로그램도 그대로 실시한다.
통합은 문 목사가 지난해 12월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한 박 목사를 문병한 것을 계기로 성사됐다. 7~10년간 케냐 선교사로 사역하는 동안 선교사회 일을 함께 하는 등 절친한 사이였던 두 사람은 서로의 목회에 대해 대화하다가 교회를 합치는 것이 하나님 나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옥합교회는 초교파였고, 가주주님의교회는 PCA 소속이었으나 새 교회는 초교파를 선택했다. 두 목회자는 보수적인 장로교 신학을 공부했다. 통합 때문에 이탈한 교인은 교단 탈퇴에 동의하지 못한 한 가정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석이 어른 80~90명, EM(청년·대학부 약 40명, 주일학교 약 20명 등 140~150명에 달해 중형교회에 속하게 됐다.
고생스레 세를 살면서 예배장소를 수 차례 옮기는가 하면 송사에 걸려 수십만달러를 날리는 등 저마다 어려움도 겪었던 두 교회는 따로 존재할 때 지출되던 경비를 상당히 줄일 수 있었다. 또 교회를 지킬 사람이 늘 있기에, 선교사 출신으로서 두 사람은 매년 떠나는 단기선교도 여유 있게 할 수 있게 됐다. 그리스도연합교회는 20여명의 선교사를 후원하고 있으며, 앞으로 공동 담임목회자의 경험을 살려 타교회에도 도움이 되는 ‘집중 선교학교’도 구상 중이다.
문승호 목사는 “교인들이 행복해 해서 좋다. 단순한 필요에 따른 교회 통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그런 목적은 아니었는데 합치고 보니 재정 면에서도 ‘윈윈게임’이더라”고 말했다. 또 “목회자 입장에서는 회중석에 앉아 서로의 설교를 통해 ‘채움’ 받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과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짐을 나눠 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박상목 목사는 “함께 사역하니 힘을 얻는다. 사역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기회도 열렸다”면서 “이민교회가 성장은 많이 했지만 분열하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았는데 성경말씀대로 이렇게 하나를 이룬다는 것이 교계에 작은 자극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들은 “이제 겨우 시작인데 자랑하고 싶지는 않다. 오랜 기간 좋은 목회를 하는 것으로 진정한 연합을 입증해야 한다”고 겸손해 했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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